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거친 언사로 비판했다가 보수진영의 맹공을 당한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논란이 될수록 이승만은 불리해진다”며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 24일 공개된 방송인 김용민씨의 팟캐스트에서 “저는 별 관심 없어 몰랐는데 엄청난 공격이 나를 향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입을 뗐다.

김 교수는 팟캐스트에서 “그 발언은 개인 의사라기보다 여수·순천 민중항쟁에서 희생된 이들의 가족들이 이승만을 생각하면 가슴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며 “내가 어떻게 하겠다는 게 아니다. 민주사회에서 우리 같은 사상가는 피끓는 억울한 민중의 가슴을 대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 16일 방송된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이승만을 미국의 괴뢰로 지칭하고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일성과 이승만은 소련과 미국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기 위해 데려온 인물”이라며 “(국립묘지에 안장된 이승만을) 당연히 파내야 한다. 우리는 이 대통령 밑에서 신음하며 자유당 시절을 겪었고 4·19혁명으로 그를 내쫓았다. 그는 역사에서 이미 파내어진 인물”이라고 했다.

▲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거친 언사로 비판했다가 보수진영의 맹공을 당한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논란이 될수록 이승만은 불리해진다”며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KBS 제공
▲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거친 언사로 비판했다가 보수진영의 맹공을 당한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논란이 될수록 이승만은 불리해진다”며 발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KBS 제공
조선일보는 이 소식을 20일자에 싣고 3일 동안 세게 비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승만 유족들은 김 교수 발언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일보도 21일 사설에서 “공영방송의 덕목인 공공성, 공정성, 객관성, 균형감을 KBS 스스로 저버리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뉴라이트 진영의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도 20일 유튜브 방송 ‘이승만TV’에서 “지식인이 할 수 없는 최악의 욕설을 했다”며 “천박하기 이를 데 없고 마치 역사의 화적떼와 같다”고 비난했다. 한국경제신문 출신인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도 유튜브 방송에서 “김용옥은 각광병 같은 걸 앓고 있는 것 같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으면 못 견디는 병이다. 점점 중증이 되고 있다. 주목받기 위해 점점 과격한 이야기를 한다”고 비난했다.

김용옥 교수는 김용민씨 팟캐스트에서 “나로서는 개인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그런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며 “또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든지 ‘우리는 그 생각에 반대한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것이 민주사회고 또 공영방송 KBS가 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 문화일보 21일자 2면.
▲ 문화일보 21일자 2면.
김 교수는 보수진영을 겨냥해 “그걸 갖고 이런 식으로 윽박지르고 사람을 탄압하고 괴롭히려 한다면, 그건 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억압 받은 광대한 민중들의 가슴을 짓밟는 일”이라며 “참 딱한 사람들이다. 이승만을 두고 논란이 일수록 이승만은 불리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제기된 자료만 일별해도 이승만은 국민을 불공대천 원수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이 어떻게 국부이고 건국의 아버지인가. 우리민족의 참된 정치인 모델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다. 근원적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 문제가 지금 이렇게 논의될 수 있다는 데 고마울 뿐”이라며 “항상 이들(보수진영)은 이렇게 이야기해왔다. ‘이승만은 우리민족의 참된 지도가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억압과 핍박, 그래서 가슴이 짓눌려 입을 열지 못했던 상황이 이제 겨우 풀리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가 나올수록 우리 승리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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