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사위의 취직 특혜 의혹을 제기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 청와대가 20일 특혜와 거리가 멀다며 검사면 증거로 말하라고 반박했다. 곽 의원이 특권층 문화에 익숙한 나머지 모든 것을 특권과 특혜로 연결짓는다고 비판했다.

곽 의원은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지난해 3월6일 문 대통령이 이상직(이스타항공 설립자) 전 민주당 의원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했다”며 “한 달 뒤인 4월 문 대통령의 사위가 이스타항공과 합작을 염두에 두고 태국 자본이 만든 회사인 ‘타이 캐피탈’ 그룹에 취직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사위가 근무하는 걸 목격한 사람도 있고, 2~3주 전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제보까지 있다”며 “(이상직 전 의원에게) 한 자리 챙겨준 대가로 사위를 취직시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0일 오후 정례 현안브리핑에서 “요즘 특권층 문화가 국민 분노를 일으킨다”며 “곽 의원은 특권층 문화에 너무도 익숙한 것 같다. 모든 걸 특권과 특혜로 연결지으니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아들, 딸, 사위 그 누구도 특혜와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곽 의원 사고방식으로는 도무지 이해 못하는 모양이다. 검사는 증거로 말한다. (그러나 곽 의원 주장에는) 증거는 보이지 않고, 소문과 추측만 가득하다. 부디 증거로 말해달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반부터 1시간30분 동안 홍남기 경제부총리로부터 최근 경제동향과 대응, 20년 예산안 편성지침, 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개편안, 규제입증 책임 전환 시범 추진결과 등 주요 경제 현안을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최근 고용 상황, 민간부문 일자리 여건 등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2월 중 고용 증가세가 확대되었으나 민간부문 일자리 확충이 부진한 만큼, 혁신성장 노력을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규제개혁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기재부가 새롭게 도입해 시범 추진 중인 규제입증 책임의 전환을 통해 상당한 규제혁파 효과를 거두었으므로, 시범추진 결과를 타부처로 조기에 확산시키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나타나는 경제주체의 심리 개선이 지속되고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경제팀이 경제활력 제고와 고용상황 개선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변인은 추경은 미세먼지 대응, IMF 정책권고 등과 관련해 개략적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헌법재판관 후보로 문형배 現 부산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이미선 現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형배 후보자를 두고 27년 법관 재임 기간 동안 부산·경남에서 재판 업무만을 담당한 정통 지역법관으로, 우수 법관으로 수회 선정되는 등 인품과 실력을 두루 높이 평가받아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대법관 후보, 대법원 헌법재판관후보추천위원회의 헌법재판관 후보로 추천됐다고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문 후보자가 평소 ‘힘없고 억울한 사람이 기댈 곳이 법원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금권선거사범이나 뇌물 등 부정부패사범을 엄벌하고, 노동, 아동학대, 가정폭력 사건 등에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권리를 존중해왔다고 했다. 그는 “문 후보자가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재판을 하며 사법 독립과 인권 수호를 사명으로 삼아 온 법관으로,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재판관의 임무를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미선 후보자를 두고 김 대변인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5년간 근무하는 등 우수한 사건 분석 능력과 깊은 법률 이해로 실력을 인정받는 법관으로, 유아 성폭력범을 술로 인한 충동 범행이고 피해자 부모와 합의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형을 감경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실형 판결을 선고했다고 소개했다.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으로 높은 신망을 받는 법조경력 22년의 40대 여성 법관이라고도 전했다.

이미선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최초로 헌법재판관 9인 가운데 3인이 여성인 헌법재판관 시대가 열린다. 김 대변인은 “헌법기관의 여성 비율이 30%를 초과하는 새 역사를 시작한다”며 “헌법재판관 지명자가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청년, 사회적 약자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버닝썬 ‘경찰총장’으로 지목된 윤규근 총경의 행적과 관련해 사업하는 지인의 소개로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를 만났다는 경찰 설명을 청와대가 얼마나 알고 있었고, 언제 알았는지를 묻자 김 대변인은 “현재 경찰 수사 받고 있으니 경찰 수사에서 모든 것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갈무리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문형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영상갈무리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다주택을 보유했는데, 다주택자 불가를 강조해온 전임 장관과 배치돼 어떤 판단으로 지명했느냐는 지적에 김 대변인은 “질의한 내용이 모두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됐고, 후보자가 답변할 것이라 청문회를 지켜봐달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공개브리핑이 끝난 후 댄 코츠 美 국가정보장(DNI) 접견 관련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20일 방한중인 댄 코츠(Dan Coats) 美 국가정보장(DNI)을 접견했다며 문 대통령과 댄 코츠 美 국가정보장은 한·미 양국간 현안에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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