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승리(본명 이승현)와 동업자인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85년생의 유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 갔던 경찰 고위직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거액의 돈까지 만진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승리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한 윤규근 총경은 경찰에 “2016년 초 사업가 지인 소개로 유 대표를 소개받았다”고 진술했다. 아직 ‘사업가 지인’이 누군지 알려지지 않았다. FT아일랜드 전 멤버인 최종훈씨는 “윤 총경 부부와 골프를 쳤고 윤 총경 부인에게 K팝 공연표를 줬다”고 경찰에 진술했는데 그 역시 “유 대표를 통해 윤 총경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채널A 15일자 보도를 보면 유 대표가 승리와 홍콩에 설립한 BC홀딩스는 지난해 국내 한 투자운용사에 300억원 넘게 투자했다. 승리는 “베트남과 몽골에 투자하겠다”고 했고, 실제 BC홀딩스는 베트남 기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대표적 조세피난처인 홍콩에 자본금 약 5만원으로 세운 회사라 BC홀딩스가 페이퍼컴퍼니 아니냐는 지적이 함께 나왔다. 

채널A는 조세당국이 어떻게 신생 회사가 수백억원을 조달했는지, 홍콩에 있는 BC홀딩스 자금은 어떻게 한국에 들어왔는지, 이 과정에서 탈세 정황이 없는지 내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 유리홀딩스를 함께 세운 승리(이승현, 왼쪽)와 유인석 대표. 사진=승리 인스타그램
▲ 유리홀딩스를 함께 세운 승리(이승현, 왼쪽)와 유인석 대표. 사진=승리 인스타그램

한국을 뒤흔든 ‘버닝썬 게이트’ 중심에는 유 대표가 있다. 유 대표는 호주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베트남과 관계가 깊은 인물이다. 2014·2015년 매경이코노미 보도에도 유 대표는 컨설팅 기업인 네모파트너즈 베트남 지사장을 지냈다. 네모파트너즈는 서울 강남 유리홀딩스와 같은 건물에 있다. 유 대표는 베트남에서 동남아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컨설팅했다. 이전에는 하노이에 위치한 한 교민잡지 대표를 맡기도 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유 대표가 베트남에서 활동한 건 그의 아버지 유아무개씨와 관계가 있었다. 아버지 유씨는 1990년대 한국을 떠나 베트남 호치민에서 교민 잡지를 만들었고, 이후 하노이 등에서 경영컨설팅·건설 등에 뛰어들어 큰 돈을 번 유명 사업가다. 유씨는 베트남에서 삼성의 협력업체를 자문하는 사업가로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 BC홀딩스의 투자사는 유리홀딩스, 탄호앙민 그룹, KRH 등 세곳이다. 사진=유리홀딩스 홈페이지 갈무리
▲ BC홀딩스의 투자사는 유리홀딩스, 탄호앙민 그룹, KRH 등 세곳이다. 사진=유리홀딩스 홈페이지 갈무리

일각에선 유 대표 자금이 아버지 유씨와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8일 “BC홀딩스의 투자자는 유리홀딩스와 베트남의 부동산 회사 탄호앙민 그룹, 일본의 건설 관계사 KRH”라고 보도했다. 언론에선 BC홀딩스를 페이퍼컴퍼니로 보고 승리의 탈세 가능성에 주목했지만 일부 사정기관은 동업자인 유 대표의 탈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버지 유씨 등이 해외투자를 이용해 유 대표 회사로 자금을 흘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아버지 유씨는 베트남에서 광고·건설·컨설팅회사 뿐 아니라 세무법인 등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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