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후 고용불안이 없도록 대책 마련을 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은 제조업 고용부진이 우리 경제의 가장 어려운 점인데 제조업 경쟁력이 낮아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여러 측면에서 개선된다면서 산업 측면에서는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고, 경제심리 지표도 나아졌고 벤처투자와 신설 법인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3000명이 증가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많이 늘었다. 문 대통령은 물가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 지수도 11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국가경제는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경제 근간인 제조업은 여전히 어렵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제조업 대책을 마련했고, 스마트 공장과 규제샌드박스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해 제조업 혁신을 지원했지만 아직 현장 체감도는 낮다”며 “특히 전통 주력 제조 분야의 고용 부진이 계속되는 점이 우리 경제의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업 부진의 요인을 두고 문 대통령은 세계 제조업 경기 전반이 어려워졌다는 외부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라며 우리 제조업 경쟁력이 낮아지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조업의 활력을 위해 정부가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선업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조선업이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되찾았고, 올 2월에는 전세계 선박발주의 81%를 수주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내지만 여전히 수주 어려움을 겪는 중소 조선업체 지원을 더 적극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확실한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어려움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보급을 더욱 속도 있게 추진하고 지난 연말 발표한 자동차 부품 산업 대책도 신속하게 시행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 메모리 반도체 편중 현상을 완화하는 방안 마련도 주문했다.

한편, 지난 일주일동안 다녀온 아세안 순방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모두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들이며 신남방정책은 대한민국 국가발전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도 우리의 신남방정책을 적극 지지하면서 협력확대를 희망하고 있었다며 브루나이와는 인프라 수주 기반과 에너지 협력 강화, 말레이시아와는 한류와 할랄 결합으로 2조달러 규모의 글로벌 할랄 시장 공동진출,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를 체결키로 했다고 전했다. 2위 투자국인 캄보디아를 두고 문 대통령은 양자관계 뿐만 아니라 한-아세안과 한-메콩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데 중심 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아세안의 확고한 지지와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은 북한과 오랜 기간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 번영의 한반도와 신경제지도는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과 함께 완성됩니다. 이번 순방 성과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구체사업을 발굴하고, 실질 성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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