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이 UN에서 김정은 수석대변인 역할을 했다는 기사를 쓴 미국 블룸버그 이유경 기자를 ‘매국’이라고 하자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발단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말한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표현의 출처가 블룸버그 기사라는 점이 드러난 후 민주당이 내놓은 논평이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인용한 외신 보도는 지난해 9월 블룸버그 기자가 쓴 악명 높은 기사”라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했다.

▲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사진=민중의소리.
▲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사진=민중의소리.

이와 관련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에서 애국, 매국으로 국민을 가르는 정당은 대한애국당 하나인데, 민주당도 더불어애국당으로 다시 태어나려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외국 정상들의 북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북측의 대변인 노릇 또는 변호인 노릇을 했고 때로는 얼굴을 붉힌 일도 있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하신 발언은 전혀 매국이 아니다. 균형자론, 조정자론을 펼치기 위한 고심 속에서의 발언이었다고 평가한다”며 “노 전 대통령은 애국인가 매국인가”라고 물었다.

앞서 17일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내고 “집권 여당의 오만이 헌법에 대한 망각을 가져왔고 언론의 자유를 내동댕이쳤다. 민주당이 나라 망신시키고 권력이 언론을 억누르는 나라의 대통령을 만들어버렸다”며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 2018년 9월 26일자 블룸버그 기사.
▲ 2018년 9월 26일자 블룸버그 기사.

자유한국당도 17일 “민주당은 논평을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국회에선 제1야당 원내대표를 대통령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모독을 했다고 윤리위에 제소하고, 언론에 대해선 기자를 겁박하고 언론검열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기자 개인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데 우려를 표명한다”며 민주당에 논평 철회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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