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선거법 패스트트랙에 합의하자 자유한국당이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며 여야를 거세게 비난했다.

한국당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비상연석회의를 열고 여당과 야3당의 공직선거법, 고위공직자비리수사법, 검·경수사권조정 합의에 반발했다. 당초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으나 17일 공지를 통해 비상연석회의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당 지도부는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여야를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번 합의를 가리켜 “좌파독재정권 수명연장 위한 입법 쿠테타다. 대한민국을 모조리 무너뜨릴 독재 3법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좌중에선 “예 맞습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5초 가량 박수가 쏟아졌다.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비상연석회의가 열렸다. 사진=금준경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헌정기념관에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비상연석회의가 열렸다. 사진=금준경 기자.

선거법 합의와 관련 황교안 대표는 “총선 때 국민의 심판이 두려운 나머지 민의를 왜곡해 국회 의석을 날치기하려는 것이며 정파적 이익에 급급한 소수야당들과 야합해 다음 총선에서 좌파연합 의회를 만들려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은 “민주파괴 선거법 날치기 국민이 분노한다!” “좌파독재 공수처 설치 강력 규탄한다!”며 전희경 의원의 선창에 함께 구호를 외쳤다.

이날 한국당 인사들은 야당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는 ‘소수좌파야당’이라고 지칭하며 “애국 우파를 탄압하는 홍위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정권의 경제 폭망, 민생파탄 안보파탄 국면에 제대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법 개정으로) 좌파연대 국회가 들어서면 사회주의 악법들이 일사천리로 통과돼 세금은 치솟고 기업은 문을 닫고 경제는 폭망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행 지옥열차를 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연단에 선 나경원 원내대표도 “핵심은 정의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한국 정치는 한국당 민주당 정의당 (3당) 구도가 된다. 한국정치가 자유민주세력 대 반자유민주세력의 균형을 깨고 자유민주주의 세력이 3분의 1밖에 안 되는 의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가리키며 “정당의 존속이 어려운 상황에서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 18일 오전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비상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 당협의원장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18일 오전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비상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 당협의원장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오늘 조선일보에 의하면 (선거법 합의 시뮬레이션 결과) 다른 야당 의석은 늘고 우리는 줄어든다. 왜 한국당 의석을 팔아먹나. 이것은 절도”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2중대 3중대와 함께 밀실야합 작당모의하고 있다. 정의를 말하던 정의당이 민주당이 주는 콩고물 받아 먹는 정당으로 전락했다. 시정잡배만도 못한 추잡한 거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 공수처를 비례대표 몇 자리 주고 거래하는 건 신종 매관매직 아닌가”라고 외쳤고 좌중에서 환호가 이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선거 연령 18세 하향’ 합의를 가리켜 “고등학교 교실에 이념이 들어가고 정치가 들어간다. 좌파 교육감들이 장악했는데 불 보 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야당이 공수처장을 맡는 방식이면 견제가 가능하지 않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처장만 임명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된 검사들이 그 곳에 오지 않는다. 대통령이 앞으로 공수처를 자신이 마음대로 휘두르는 칼로 만들고 수사권, 기소권을 독점한다면 무소불위의 대통령을 만드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석회의가 끝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석회의가 끝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행사 후 백브리핑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전 중 원내대표 회동을 통해 입장을 피력하겠다고 밝혔다. 수긍을 안 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는 “오늘은 이 정도만”이라고 답했다. 공개 발언 자리가 끝난 후 이동하는 황교안 대표에게 기자들이 “협상 여지가 있는지” 등을 물었으나 황교안 대표는 “좀 지켜봅시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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