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조선일보 문화부장이 전직 가수 정준영 등의 성범죄를 꺼내며 다시 지상파를 맹공했다.

김 부장은 지난해 KBS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토크쇼J’를 비판한 적 있고 그의 부서에서 ‘공정성 잃은 지상파’ 시리즈 보도가 연일 보도됐다. 

조선일보에서 지상파에 가장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는 기자 가운데 하나다. 김 부장은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씨 누나다.

김 부장은 지난 16일자 칼럼(“정준영과 현실 권력에 면죄부 준 지상파”)에서 “가수 승리와 정준영의 ‘성 스캔들’은 지상파 방송의 또 다른 민낯”이라며 KBS ‘1박2일’, MBC ‘라디오스타’ 등 승리와 정준영이 출연했던 방송에 출연자 검증이 없었던 걸 비판했다.

▲ 조선일보 3월16일자 김윤덕 문화부장의 칼럼.
▲ 조선일보 3월16일자 김윤덕 문화부장의 칼럼.
칼럼에서 연예인 성범죄 의혹을 비판한 그는 칼끝을 KBS 시사 프로그램에 겨눴다. 그는 “‘낯선 재미’를 위해 정도를 벗어나 파격, 혹은 막장으로 가는 추세는 지상파 시사 프로도 다르지 않다”고 운을 뗐다.

그는 KBS 1TV ‘오늘밤 김제동’을 겨냥해 “KBS는 대통령과 친한 개그맨이 매일같이 나와 코미디도 시사도 아닌 ‘B급 감성’으로 정부 입장을 교묘히 대변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KBS ‘저널리즘토크쇼J’ 패널인 방송인 최욱씨에게 “저널리즘 비평을 표방한 프로엔 어린아이에게 ‘이명박이 더 나빠, 박근혜가 더 나빠?’라고 물으며 시시덕거리던 팟캐스터가 고정으로 나와 현 정부를 비판하는 출연자를 골리고 망신 준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패널인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교수에 대해서도 “언론학자 지분으로 앉아있는 사람의 선동적 발언은 도를 넘은 지 오래”라며 “기성 언론이 쌍욕과 희롱을 입에 달고 사는 팟캐스터들의 인기를 질투한다고 조롱하는가 하면, 유명 앵커의 교통사고 의혹을 보도한 언론들이 남의 불행을 기쁨으로 느끼는 악마 근성을 지녔다고 질타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쏟아낸 ‘공정성 잃은 지상파’ 시리즈 보도를 미디어오늘, 저널리즘토크쇼J 등이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 김 부장은 “지상파와 좌파 성향 인터넷 매체들의 ‘협공’이 특히 흥미로웠다. 음모론의 진원인 일군의 좌파 온라인 매체들이 ‘조선일보, 무엇을 노렸나’ ‘조선일보가 빅 픽처를 그리고 있다’란 제목의 황당 소설을 쏟아내자 공영방송 KBS가 이를 그대로 따라 했다”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왜 지상파만 문제 삼느냐’는 비판에 “국민 혈세(血稅)로 전파를 쏘고, 월급 주고, 거액의 출연료까지 지급하는 방송이니 그렇다. 시장성보다 공정성, 권력 비판이란 본분에 누구보다 충실해야 할 언론이라 비판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부장은 ‘조선일보 역할’에 “‘정부가 잘하는 걸 잘한다고 말하는 게 왜 편향이냐’고 궤변을 늘어놓는 지상파로부터 경제 수렁, 안보 위협에 갈 길 잃은 국민을 구해내는 것이 정상(正常) 언론이 그려야 할 ‘큰 그림’”이라며 “지상파가 일방으로 권력 편만 들지 않았어도 나라가 이 지경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 KBS 저널리즘토크쇼J는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반쯤 유튜브 생중계 J라이브를 진행한다. 사진=저널리즘토크쇼J
▲ KBS 저널리즘토크쇼J는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반쯤 유튜브 생중계 J라이브를 진행한다. 사진=저널리즘토크쇼J
칼럼을 읽어보면 정준영의 성범죄를 비판 사례로 들었지만 진짜 하고픈 말은 KBS 시사 프로그램 비판·비난이었다.

그러나 그의 이런 미디어비평은 앞으로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권력 유착에 닳고 닳은 자사 기자들의 금품 수수 및 인사·기사 거래 의혹이 로비스트 박수환(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문자에서 드러났는데도 조선일보에선 어떠한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사자들은 침묵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박수환 문자’에 등장하는 언론인 179명 가운데 조선일보 소속은 35명이다. 이 중 8명이 박수환에게 금품 등 각종 편익을 제공받은 사실이 ‘박수환 문자’로 확인됐다. 돈과 기사를 거래한 것이다. 기본 중 기본인 ‘언론 윤리’를 상실한 언론이 타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하는 데 동의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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