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발표한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사치품으로 기재된 북한의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와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탑승한 장면이 실렸다.

우리 정부는 이런 보고서 초안이 나오자 문 대통령 탑승사진은 보고서 취지나 의미와 맞지 않다며 게재여부를 재협의해야 한다고 문제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 3월5일자로 나온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 47쪽엔 벤츠차 사진 3장이 실렸다. 세 번째 사진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카퍼레이드하는 모습이다. 로이터가 찍은 사진이다.

이 내용은 조선일보가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우리 정부가 문 대통령 사진을 빼려고 총력외교전을 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14일자 3면 ‘정부, 文대통령 탄 벤츠 사진은 빼달라 했지만… 안보리는 거부’란 제목의 머리기사에서 이렇게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보고서 초안이 나온 직후 이를 알고 문 대통령이 함께 촬영된 사진이 보고서 취지와 맞지 않고,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해당 패널 내부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문제제기했다. 다시 논의했지만 그대로 실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패널에 지적은 했으나 패널은 독립적이기 때문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가 한 것은 정당한 문제제기”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제재위 패널이 문 대통령이 탑승한 벤츠 차량의 정보를 식별하기 위해 ‘대한민국 청와대 경호처(the Presidential Security Service of the Republic of Korea)’에 문의했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았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경호처에 확인결과 그런 질의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제재위 패널이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에 평양 의전차량의 식별 번호, 재원 등을 갖고 있느냐는 문의가 와 ‘우리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고 답했다.

▲ 지난 5일자로 발행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 47쪽에 실린 사진.
▲ 지난 5일자로 발행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보고서 47쪽에 실린 사진.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하며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 공동취재단(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하며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평양 공동취재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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