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 조선일보 선임기자의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인터뷰가 지난달 조선일보 지면과 온라인에 실리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최 기자의 조 대표 인터뷰는 지난달 18일 정기 코너 ‘최보식이 만난 사람들’(30면)에 실릴 예정이었으나 이날 마감 직전 전면 광고로 대체됐다.

‘최보식이 만난 사람들’은 조선일보 지면 대표 콘텐츠다. 매주 월요일 1개면 분량으로 보도된다. 조선일보에 실리지 못한 인터뷰 원문은 지난달 18일 오전 11시께 조갑제닷컴에 ‘최보식(조선일보 선임기자)’ 이름으로 게재됐다.

이번 조 대표 인터뷰가 5·18 광주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일보가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인터뷰 시점은 자유한국당이 5·18 희생자들을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 집단”이라는 망언으로 폄하해 지지율이 급전직하하던 때였다.

▲ 조선일보에 실리지 못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인터뷰 원문은 지난달 18일 오전 11시께 조갑제닷컴에 ‘최보식(조선일보 선임기자)’ 이름으로 게재됐다. 사진=조갑제닷컴 홈페이지 화면
▲ 조선일보에 실리지 못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인터뷰 원문은 지난달 18일 오전 11시께 조갑제닷컴에 ‘최보식(조선일보 선임기자)’ 이름으로 게재됐다. 사진=조갑제닷컴 홈페이지 화면
조갑제닷컴에 실린 원문 인터뷰를 보면, 조 대표는 북한군의 5·18 개입설에 선을 그으면서도 “공수부대원을 만나보니 이들이 거꾸로 시민군에게 겁을 먹고 공포에 질려 있었다”, “광주 진압작전에 전두환이 관여했던 것은 아니었다” 등 일방 주장을 쏟았다.

조 대표는 국제신문 기자 시절 1980년 5월 광주를 취재했고 이로 인해 해직됐다. 월간조선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5·18 광주를 취재 보도했다.

인터뷰 누락 사실을 처음 보도한 12일자 기자협회보를 보면, 조선일보 편집국 수뇌부는 여러 가지를 종합 판단해 기사를 싣지 않았다고 한다. 기자협회보는 “그 과정에서 격론이 오갔으며 기사를 빼기로 최종 결정하자 최 선임기자는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한 기자는 12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나도 기사를 보고 알게 된 사실”이라고 했다. 조 대표 인터뷰 누락은 편집국 수뇌부 사이에서만 공유됐던 내용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인터뷰 기사 누락에 “조선일보가 내게 공식 전한 말은 없다”며 “인터뷰는 조갑제닷컴에서 볼 수 있다. (기사 게재 여부는) 편집권을 가진 사람의 권한이다. 유감이 있진 않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지금 해외에 있다. 통화가 어려우니 나중에 통화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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