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연세대 교수)가 보수성향의 외교안보 칼럼을 쓰는 이미숙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공개 설전을 벌였다.

문 교수가 이 위원에게 미국 대변인 같아 보인다고 하자 이 위원은 문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처럼 보인다고 말하는 등 거친 표현이 오고가기도 했다.

문정인 특보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2차 베트남 북미회담 결과와 북핵 및 대북제재 해제 전망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문 특보의 설명을 들은 이미숙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밀어붙이면 한미관계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질의를 하자 문 특보는 “왜 이미숙 선생은 미국 것만 옳고 미국것 만 따라야 한다고 보느냐”고 반문하면서 설전이 이어졌다.

-이미숙 위원 : “하노이 회담을 거치면서 청와대에서 나온 수많은 장밋빛 예단들 하나도 맞지 않았고,…(문 대통령을) 촉진자라고 한 부분에 대한 불신 많아지는거 같아요. 로버트 아이넌 특보도 하노이 회담 최대 피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습니다. 개성공단·금상산관광 계속 밀어붙이면 한미관계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문정인 특보 : “미국 사람 입장에서 그렇게 볼수 있어요. 하지만 한국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사람은 다르게 볼 수도 있죠. 왜 이미숙 선생은 왜 미국이 옳고 미국 것을 따라야 한다고 보세요. 미국이 항상 옳은 것 아니죠”

-이 위원 : “왜 제가 얘기하면 항상 미국 입장이라고 하세요. 언론인으로서”

=문 특보 : “이 선생 쓴 글을 보면 항상 그런데”

-이 위원 : “제가 미국 대변인입니까.”

=문 특보 : “대변인 같아 보여.” (좌중 웃음)

-이 위원 : “문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문 특보는 이 위원을 미국 대변인 같아 보인다고 지적하자 이 위원은 되레 문 대통령을 북한 대변인처럼 보인다고까지 언급했다.

이후에도 이 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하노이 결렬이후에도) 추진을 하는데,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했다. 문 특보는 “해봐야 안다. 노력을 해보고 우리 입장에서는 유엔안보리제재 결의 있으니까 지켜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국무부차관보 정도 되는 사람이 ‘노’라고 얘기해서 대한민국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은 미국의 국익이 있고 우리는 우리의 국익이 있다. 동맹이라는 기존 틀 안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겠지만 한국이 미국에 뜻 따라갈 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미국을 따라가서는) 절대 안된다. 대한민국은 독립국”이라면서도 “전 세계 무역대국 10위권 되는 나라가 북한 하나 봐주려다가 세컨더리 보이콧 당하면 그 경제적 여파를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따지자 문 특보는 “이미숙 위원보다 청와대 있는 사람들 문재인 정부에 있는 사람이 더 많이 걱정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 나와 견해를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12일 서울 프레스센터 관훈클럽 주최 토론회에 나와 견해를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이미숙 위원은 이밖에도 문정인 특보가 ‘대화 모멘텀 살리자, 대화궤도 이탈을 하지 않도록 하자’고 한 것에 “100% 동의한다. 그런데 대화 모멘텀 살리기 위해 우리가 갖고 있는 안보 동맹 등을 양보하면 불확실한 북한 비핵화에 한미동맹 희생되는 것 막아야 하는게 제 생각이다. 한미 연합 훈련 중단했는데 언제 훈련 다시하겠느냐”고 했다.

문 특보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것을) 왜 한국탓으로 돌리느냐. 트럼프 대통령이 돈 많이 든다고 안한건데”라고 답했다.

이 위원이 “동맹이 필요하면 돈 더 낼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하자 문 특보는 “그건 국민적 합의를 구해야 하는 것이다. 자꾸 우리 정부 탓으로 돌리느냐”고 반문했다. ‘필요하면 돈을 더 내서라도 우리는 해야겠다라는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라는 이미숙 위원의 주장에 문 특보는 “그건 이선생 생각이고, 전 동의하진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동맹이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한 ‘아틀란틱’ 잡지 인터뷰와 관련해 문 특보는 “동맹은 국제관계에서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적이 우리 가까이에 있기에 동맹하는거 아니냐. 가까이에 적이 없는데 왜 동맹이 있냐고 했다. 동맹이라는 것은 국제정치의 ‘앱노멀’ 아주 비정상적인 상태라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미숙 위원이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생존위한 동맹, 13대 경제대국으로 발전했는데 동맹에 업도멀하다는 것이 교수 개인의 생각이라니”라고 반문하자 문 특보는 “그것은 상식이죠 상식. 동맹을 위해 적을 만들어내야 하느냐. 그런 비상식적 얘기가 어딨냐. 바꾸는 것이 외교”라고 반문했다.

‘핵개발은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문 특보는 “나는 핵개발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이다. 우리에겐 재앙이다. 본인 얘기처럼 남북한 독자적 가져라고 하면 재앙이 올 것. 지금 상당히 반대한다”고 했다.

방문신 관훈클럽 총무(SBS)의 사회로 진행된 관훈토론에는 임민혁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미숙 문화일보 논설위원, 이제훈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하태원 채널A 보도제작팀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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