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를 중심으로 퍼지는 가짜뉴스를 뿌리 뽑겠다며 출범한 시민단체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가 창립기념 예배를 연 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며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사단법인 평화나무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벙커1교회에서 창립기념 예배를 열고 개신교계에서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포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손혜원 국회의원·배우 문성근씨·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마포 벙커1교회에서 열린 창립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제공
▲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지난 10일 서울 마포 벙커1교회에서 열린 창립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평화나무 제공

평화나무는 벙커1교회의 교인을 중심으로 설립한 시민단체로, 벙커1교회는 평신도 중심의 교회를 표방하며 지난 2012년 6월 창립했는데 그간 쌍용차 해고노동자·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에 연대해왔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북노회는 노회 산하 사회선교센터로 평화나무를 지정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정의를 위해 일하는 이들이 가짜뉴스 생산세력에 의해 제약받지 않는다면 우리 소임은 충분할 것”이라며 “남북이 하나 되는 날까지 벽돌하나 쌓는 심정으로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나무는 개신교에 만연한 가짜뉴스를 바로 잡기 위해 단체 내에 뉴스진실성검증센터를 만들었다. 센터장을 맡은 권지연 기자는 과거 교계언론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계 뉴스 모니터링에 나설 예정이다. 뉴스진실성검증센터는 대형교회 목사의 설교 등을 모니터링하고, 교계에 떠도는 가짜뉴스를 확인해 논평을 내거나 법적 대응할 예정이다.

▲ 평화나무 로고
▲ 평화나무 로고

권 센터장은 “극우 개신교의 모습을 보며 교회를 떠나고 싶다는 이들을 많이 본다”며 “진리만을 말해야 할 교회가 가짜뉴스 유포의 온상이 됐다는 사실에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신교의 참된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되도록 회원들과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평화나무 자문위원으로 변상욱 전 CBS 대기자, 강태우 목사(사랑의교회 갱신위원회), 유해근 목사(나섬공동체 대표), 이근복 목사(크리스챤 아카데미 원장), 김디모데 목사(예하운선교회 대표) 등이 참여한다.

한편 평화나무는 12일 “‘이명박 두둔’ 김장환 목사 사죄하라”는 첫 논평을 냈다.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 목사가 다스 비자금 횡령·삼성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말을 해서다. 김 목사는 이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난 직후 “정치·경제적으로 구속된 사람은 풀어줘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사진=노컷뉴스
▲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 사진=노컷뉴스

평화나무는 “김 목사는 군사반란의 수괴요, 광주학살의 주범인 전두환씨에게 ‘전도’를 시도한 바 있다”며 “이명박씨에 대한 배려와 맥을 같이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나무는 “이씨가 사과는커녕 기본 혐의마저 부정했고, 전씨가 5·18 학살에 대해 참회는커녕 ‘폭동’이라는 인식을 고집한다”며 “이는 올바르게 살도록 해야 할 김 목사의 목회적 권고가 실패했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평화나무는 “불의한 지도자를 편드는 태도는 한국 개신교 전체가 정의로부터 멀어진 종교라는 오해를 부르기에 충분했다”며 “김 목사는 자신의 ‘정치 행위’로 양심적 그리스도인까지 망신당하게 한 행태를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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