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가 지난 10일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조선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등 신문 언론의 과거 친일 행적을 되짚었다. 이들은 서울신문의 경우 독립 이후 친일 행적을 반성한 적 있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제대로 된 반성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패널로 출연한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배 계층과 엘리트, 사회 주도 계층의 머릿속에 아직도 식민지적 태도와 역사관이 남았고, 지금도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유력 언론사의 친일 행적을 살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친일 잔재가 사대주의, 기회주의 등의 인식으로 이어졌다. 정의를 추구하기보다 ‘이기는 것이 정의’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를 지적하는 것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 송수진 KBS 기자, 정 교수 등은 일제강점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살펴보며 신문들의 친일 행적을 폭로했다.

▲ 10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화면.
▲ 10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화면.
이를 테면 동아일보는 1939년 7월7일자에서 “내선 일체의 구현으로서 사변 목적 달성에 어긋남이 없기를 바란다”는 표현을 썼는데, 내선일체는 제국주의 일본과 조선이 한 몸이라는 뜻이다.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조선인을 전쟁에 동원하려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조선일보는 1930년 1월12일자에서 “동요 중인 학생 제군, 책상으로 돌아가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광주 학생 항일 운동을 평가 절하한 표현이다. 조선일보는 1936~1940년까지 신년마다 일왕 사진을 실었다. 이 신문은 1936년 1월1일자에 “우리는 대일본 제국의 신민으로서 천황폐하께 충성을 다하겠다”는 사설도 냈다.

▲ 10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화면.
▲ 10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화면.
장부승 간사이 외국어대 교수는 이를 두고 “마치 노동신문을 읽는 것 같다”며 “노동신문을 보면 보통 찬양이나 미화가 많은데 당시 신문이 그랬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과거 친일 행적을 반성한 적 있다. 서울신문은 2004년 발간한 ‘서울신문 100년사’에 ‘아! 대한매일신보’, ‘식민시대의 기록’ 등의 글을 싣고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서울신문 전신) 시절의 부끄러운 역사를 기록했다.

▲ 10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화면.
▲ 10일 KBS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화면.
조선일보의 경우 2004년 ‘조선일보 사람들’이라는 책을 통해 “주요 인사들이 일제강점기 때 친일한 적이 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일제강점기 당시 한글을 사용한 신문이라는 점을 강조, 반성보다 공로를 내세웠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친일 행적을 반성하기 어려운 이유로 사주 존재가 꼽혔다. 정준희 교수는 두 신문사가 “신문 역사와 사주 가문 역사를 동일시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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