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분들이 ‘왜 같은 내용으로 싸우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전장연은 동일한 내용으로 광화문 사거리를 점거하고, 여의도 국회에 가고, 세종청사에도 가고 끈질기게 싸울 겁니다.”

장애인권단체들의 연대체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7일 서울 동숭동 노들야학 강당에서 기자들과 새해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장애등급제 폐지가 지역사회 통합 등 장애인권 보장으로 이어지도록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집중 요구하겠다’며 활동 방향을 밝혔다.

전장연 박옥순 사무총장은 이날 “정부가 공약한 단계적 장애등급제 폐지가 7월 시행되는데, ‘진짜 폐지’ 여부는 예산과 직결돼 있다. 예산을 늘려 장애인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기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옥순 전장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총장이 7일 서울 동숭동 노들야학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활동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박옥순 전장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총장이 7일 서울 동숭동 노들야학 강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에게 활동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장애인권단체 활동가들은 “정부가 장애 복지 공약을 실현할 어떤 구체적 성의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출범 당시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 탈시설화 등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했다. 이는 전장연이 ‘3대 적폐 폐지’란 이름을 내걸고 요구해온 정책이기도 하다.

임소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지난 30년 간 등급에 갇혀 해당 서비스만 받던 것을 전면 부정하고, ‘나’라는 새 기준으로 서비스를 받겠다는 혁명적이고 궁극적인 권리 주장이다. 그러나 그 추진 현황을 보면 실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조아라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활동가도 “정부가 국정과제로 ‘탈시설’을 말했고 우리도 당사자에 맞춘 실질 지원체계를 만들라고 국회 앞에서 열심히 요구했지만 관련 예산은 0원”이라고 꼬집었다.

임소연 활동가는 “오는 7월 등급제를 대체할 평가도구인 서비스지원종합조사도 마찬가지다. 당사자들은 서비스 유형과 양이 커지길 바라지만 정부는 구체적 정책과 예산을 보여주지 않아 불안이 커져간다”며 “올해 목표는 (장애인 권리 보장) 체감을 위한 법제도와 예산 쟁취가 첫번째”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자들에게 장애등급제의 실질적 폐지를 위한 정부 책임을 조명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소연 활동가는 “기자분들이 청와대와 보건복지부 등에 예산 편성을 정확하게 구체적으로 묻는다면 정부가 7월 이전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7일 서울 동숭동 노들야학 강당에서 기자들과 새해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7일 서울 동숭동 노들야학 강당에서 기자들과 새해간담회를 열었다. 사진=김예리 기자

박명애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당사자들이 피 터지고 힘들게 싸우는데 이런 싸움이 (언론에선) 가려지는 부분이 있다”며 “기자분들이 우리는 이기적인 게 아니라 ‘다 함께 잘 살자’고 말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장연은 오는 26일 전국장애인대회 때 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을 찾아가 예산 확보를 요구할 예정이다. 장애인의 날인 4월20일엔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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