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세먼지는 탈원전 탓”이라는 취지로 발언하자 녹색당이 6일 논평을 내고 “이 발언은 ‘미세먼지는 나경원 탓’이라고 하는 것보다 더 근거 없는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미세먼지 감소 정책은 탈석탄”이라고 말한 뒤 “석탄과 LNG 발전을 줄이고 원전 가동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정반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막무가내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가동을 줄여 화력 발전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이게 결국 미세먼지 증가를 불러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 6일 오전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 6일 오전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를 쓰고 출근하는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이런 제1야당의 주장에 국내 대표적 탈핵정당인 녹색당은 “문재인 정부가 탈핵을 표방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핵발전소 개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신고리 3·4호기가 가동되고 신고리 5·6호기도 건설 중”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는 사실상 ‘탈원전’하지 못했기에 주장의 전제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현재까지 폐쇄된 핵발전소는 고리1호기·월성1호기뿐이고, 건설한지 오래돼서 발전용량도 상대적으로 적은 발전소들”이라고 덧붙였다.

녹색당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자유한국당이 ‘탈석탄’을 언급하자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3년 2월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12기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승인한 것을 잊었는가.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되물은 뒤 “한국당은 ‘탈석탄’을 거론할 자격이 없는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현 사태를 두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신속하게 폐쇄하고, 산업과 건설장비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배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게티이미지.
▲ 게티이미지.
녹색당은 무엇보다 “미세먼지가 탈원전 탓이라니, 도대체 어떤 근거에서 그런 발언을 하는지 한심할 뿐”이라며 “명색이 제1야당인데 가짜뉴스나 퍼뜨리는 행태는 미세먼지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자유한국당 주장의 근거는 조선일보 등 일부 친원전 언론보도다. 3월4일자 조선일보 사설 제목은 “연휴 덮친 미세먼지, 탈원전부터 바꾸자”였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사설에 화답하듯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 앞에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당장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은 ‘원전확대→미세먼지 감소’ 프레임을 위한 협업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달 25일에도 조선일보는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의 도움을 받아 “탈원전으로 LNG 발전을 2배 늘리면 2029년 초미세먼지가 2배 짙어진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료를 왜곡한 것이었다. (관련기사=탈원전 때문에 미세먼지 급증? 조선일보가 보도하지 않은 것)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미세먼지 대책특위를 구성했다. 특위위원에 포함된 최연혜 의원은 국회 원전수출포럼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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