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기자가 2007년 창간부터 지금까지 12년째 몸 담았던 시사주간지 시사인에서 퇴사했다. 특정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고 더 자유롭게 취재하기 위해서다. 시사인과의 협업은 계속된다. 주 기자의 사표는 2월 말 수리됐다.

주진우 기자는 2006년 삼성이 편집권을 침해한 시사저널 사태 당시 이건희 탈을 쓰고 싸웠고 2007년 시사인 창간 멤버로 이명박 BBK실소유주 논란 당시 에리카 김 인터뷰 특종을 물어오며 시사인 간판 기자로 활약했다. 2012년 대선 직전에는 박근혜 5촌 살인사건 관련 특종으로 대통령 가족과 소송전에 휘말렸으며 2017년에는 다스와 관련된 연이은 특종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는 최근 서울 평창동 인근에 개인 사무실을 냈다. 취재공간이다. 주 기자는 “사표를 내던 순간의 감정은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다”고 말한 뒤 “사표를 냈지만 하는 일은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친정을 버릴 순 없다”며 시사인과 협업 또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주진우 기자. ⓒ주진우 기자 페이스북
▲ 주진우 기자. ⓒ주진우 기자 페이스북
주 기자는 지금보다 자유롭게 움직이고자 시사인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항상 자신의 타율이 1할도 안 된다고 강조하는 주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가 감옥에 가면서 (시사인에서의) 내 역할은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때다. 지난 몇 달 간 뭐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5일 1심 선고에서 징역 15년 유죄판결을 받은 뒤 주진우 기자는 10월13일자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숙제의 1막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주 기자는 “여전히 천착한 주제들이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숨겨진 비자금이 나의 관심사다. 탐사보도의 결과를 책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명박 평전을 쓸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 영화 '저수지게임'의 한 장면.
▲ 영화 '저수지게임'의 한 장면.
주 기자는 “영화 ‘저수지게임’이 서막이었다면 저수지에 대한 나의 결론을 어떻게든 내서 던져주고 싶다”고 예고했다. 그는 “악행의 왕, 부정부패의 왕 이명박이 고작 다스의 실소유주 건으로 감옥에 갔다. 그가 빼돌린 천문학적인 세금을 찾아야 한다. 박근혜도 금방 (감옥에서) 나올 것이다. 최순실의 주변인들은 여전히 잘 살고 있다”며 “하던 일 계속하겠다. 작은 주제는 버리고 이것만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관심사는 여전히 MB다. 그는 1심 선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6가지 정도의 혐의를 받았지만 실제 60가지가 넘는 혐의가 있다며 “혐의를 다 적용하면 무기징역은 확실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주 기자는 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부분에서 이 전 대통령을 단 한 건도 기소하지 못했고 관련 수사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명박의 아주 작은 지갑 일부만 봤을 뿐 우리는 곳간을 열어본 적도 없고 금고지기까지는 가지도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주진우 기자 모습. ⓒ미디어몽구 영상 갈무리
▲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주진우 기자 모습. ⓒ미디어몽구 영상 갈무리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외에 그가 집중할 이슈는 또 있다. 삼성과 조선일보다. 그는 삼성과 조선일보를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마지막 성역”이라고 말했다. 주 기자는 “조선일보가 아직도 한국에서 가장 큰 언론사라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친일 반민족 신문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부끄럽다. 많은 자료를 준비했다. 다시 맹렬히 싸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진우 기자가 진행을 맡은 MBC 탐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2018년 1/4분기부터 4/4분기까지 4분기 연속 방송통신위원회 시청자평가지수에서 MBC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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