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봉하마을 온 황교안에 “아방궁 맞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민주당에서 한국당으로 옮긴 조경태 최고위원 등과 함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황교안 대표는 “노무현의 통합 정신 되새기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노무현의 통합 정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미FTA나 해외파병 등에서 갈등을 해소하셨다”고 했다. 황 대표의 예방을 받은 권양숙 여사는 사저 곳곳을 함께 둘러보면서 “아방궁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 전신 한나라당이 이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판한 것에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 경향신문 5면
▲ 경향신문 5면

황교안 “노무현의 통합정신은 FTA 추진과 이라크 파병”

경향신문은 6일자 5면에 ‘봉하마을 간 황교안, 노무현의 통합정신 되새겨’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날 봉하마을엔 시민단체 회원 등 20여명이 ‘자유한국당 해체’, ‘5·18 망언 제명’ 등 팻말을 들고 황 대표를 향해 시위했다”고 전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6일자 8면에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민노총 등에서 나온 20여명은 황 대표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 ‘여기 왜 왔느냐’며 항의했다”고 썼다.

중앙일보도 6일자 12면에 ‘황교안,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통합·나라사랑 정신 기억’이란 제목의 기사로 이 소식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황교안 대표가 봉하마을 방문 직전 서울에서 한국당 의원총회를 주재하면서 “문재인 정권 좌파독재로 인해서 경제도 안보도 민생도 모두 무너지고 있다”며 대여 투쟁의 결의를 내보였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외신 인용해 “문재인·트럼프 갈라섰다”

▲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조선일보는 6일자 1면 머리기사를 ‘文·트럼프 갈라섰다, 해외서 나온 불화설’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의 4일자 ‘북한의 핵 제안을 긍정 평가한 文, 트럼프와 결별하나’란 기사와 AP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주장한 ‘부분적 제재 해제’라는 표현을 썼는데, 문 대통령도 같은 표현을 쓰며 “대북 제재로 중단된 남북간 협력사업을 진전시킬 것을 요청했다”고 한 것이 미국의 입장과 다르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를 5면 머리기사에서도 이어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5면 머리기사에 ‘한국, 제재 흔들면 비핵화·동맹에 모두 악재’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뉴욕타임스가 ‘트럼프는 걸어나감으로써 승리했다’는 제목의 사설을,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밟아 버리다’는 제목의 사설을 각각 실었다. 미국 언론의 좌우를 가리지 않고 북미 정상회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건 이미 지난해 싱가포르 1차 회담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다.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저널의 사설은 북미 대화가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내용이 아니다.

미국 언론의 이런 보도 태도는 뉴욕타임스가 노동자 파업을 바라보면서 썼던 1877년 7월25일자 ‘공산주의자들에게 점령된 시카고’라는 사설 제목과 닮았다. 1873년 9월18일 필라델피아의 제이 쿠크 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시작된 불황이 가난한 노동자를 덮쳤던 1877년 미국에선 전체 노동자의 20%가 일자리를 잃어 실업자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그나마 직장을 유지한 노동자들은 임금이 크게 줄었다. 당시 미국 신문은 이를 실업자들의 성격 파탄과 게으른 생활 탓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항의하는 노동자를 공산주의로 매도하면서 말을 탄채 쫓아가 후려 갈겼다. 뉴욕타임스는 경찰의 노동자 시위진압을 보면서 “재미 있었다”면서 “어제 체포된 사람들은 모두 외국인들”이라고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국제 문제에서 미국 언론이 보이는 국수적 태도를 생각하지 않은 채 권위만 믿고 외신을 그대로 인용하다간 한반도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 한겨레 4면
▲ 한겨레 4면

반면 한겨레신문은 6일자 4면에 ‘폼페이오, 몇주 내 평양에 협상팀 보내고 싶다, 대화 제안’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이 역시 로이터 통신이란 외신을 인용한 보도였다. 사실 하노이 합의 무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 말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엔 협상 재개 장소를 평양으로 제시하며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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