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해군의 역사가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였다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5일 오후 경남 창원의 제73기 해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서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해상에서 배를 타고 행사장 현장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을 태운 헬기가 독도함에 내려 경비정을 타고 행사장에 갔다. 해군 관계자는 “대통령이 해사 졸업식에 해상에서 배를 타고 입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독도함에 대통령이 탄 헬기가 착함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해군 특수전요원(UDT) 33인이 3·1운동 민족 대표 33인을 상징하며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으며 해상 사열이 이어졌다. 거북선이 빨간 연막을 시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47명의 해군 장교 임관을 두고 “해군의 역사가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이다. 해군의 발자취가 국민 군대의 발자취”라고 평가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광복 후 6일밖에 안된 1945년 8월21일, ‘이 나라 해양과 국토를 지킬 동지를 구함’이라 적힌 벽보가 거리에 붙자 독립운동가와 민간 상선사관들이 애국애족의 마음 하나로 자발적으로 모였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출신이 아닌, 온전히 우리 힘으로 3군 중 최초로 창군했다고 강조했다. 해군사관학교도 1946년 1월 해군병학교로 시작해 1949년 최초의 사관학교인 해군사관학교가 태어났다.

가난한 신생 독립국 해군의 가시밭길에 관해 문 대통령은 우리의 첫 함정 충무공함이 일본 해군이 건조하다 버리고 간 경비정이었고, 최초의 전함 백두산함도 군인의 부인들이 삯바느질에 세탁까지 해가며 돈을 보태고 국민 성금을 모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해방 후 일본에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우리 동포들을 조국으로 모셔오는 것이 해군의 첫 임무였고, 한국전쟁 상이군인들을 위해 가장 먼저 나선 것도 해군이었다고 격려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참석을 위해 독도함에 도착한 뒤, 좌승함에 타고 해상 사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경남 창원 해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 참석을 위해 독도함에 도착한 뒤, 좌승함에 타고 해상 사열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변화무쌍한 바다와 안보환경도 마찬가지라는 점도 거론됐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주변국을 둘러보면, 지금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 완화가 최우선 과제이지만, 동시에 세계 4대 군사강국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다며 이들 나라 사이에 해양력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합니다고 경계했다.

그는 “우리 해군도 이에 대응해가야 한다. 모든 면에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평화를 단지 지켜내는 것을 넘어 평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더 강한 국방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경을 초월하는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등장할 새로운 형태의 전력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최대한 전쟁을 억제하되,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바다를 통해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대첩을 거둔 이곳 옥포만에 왔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올해가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이라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은 “우리가 의지를 갖고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반드시 올 것이다. ‘평화경제’의 시대가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 해군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질 것”이라며 “해양력의 쇠퇴가 국력의 쇠퇴로, 나아가 아픈 역사로 이어졌던 지난 날을 성찰하며 절치부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경계했다.

그는 “100년이나 지금이나 우리가 강한 해양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바다를 지키고 대양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 비로소 강한 국가가 될 것”이라며 “그렇지 못하면 우리 국익을 빼앗기고 홀대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해군사관학교 임관식에 참석해 임관한 해군소위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해군사관학교 임관식에 참석해 임관한 해군소위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날 행사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독립운동·해군창설 기여 가족, 각군 총장 및 현역장성,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예비역 장성, 주한대사 및 외국무관, 재교생, 학교 교직원, 가족 및 친지 등 약 10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영훈 경호처장, 고민정 부대변인, 조한기 1·신지연 2부속비서관, 김현종 국방개혁비서관 등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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