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5일 오후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부인 이미란씨의 사망 사건을 다룬다. 방용훈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친동생으로 조선일보 지분을 갖고 있는 주주다. PD수첩이 지난해 7월 ‘장자연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조선일보 사주 일가의 어두운 면을 들추는 방송을 기획했다.

방용훈 사장 부인 이미란씨는 지난 2016년 9월 한강에서 투신자살로 추정되는 변사체로 발견됐다.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

PD수첩은 미란씨가 생전 친정 오빠인 이승철씨에게 “너무 죄송해요. 어떻게든지 살아보려고 애썼는데. 조선일보 방용훈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겁은 나는데 방법이 이것밖에 없어요”라고 말한 음성메시지를 공개했다. 

▲ MBC ‘PD수첩’이 5일 오후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부인 이미란씨의 사망 사건을 다룬다. 사진=MBC PD수첩 제공
▲ MBC ‘PD수첩’이 5일 오후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부인 이미란씨의 사망 사건을 다룬다. 사진=MBC PD수첩 제공
이승철씨는 다급히 실종 신고를 했지만 동생 미란씨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미란씨는 가양대교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갓길에 세워진 차 안에서 유서 7장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남편인 방용훈 사장의 학대 행위, 자녀들에 의해 자신이 사설 구급차에 실려 집에서 쫓겨났다는 내용이 있었다.

미란씨 친정 식구들은 미란씨 자녀들을 고소했다. 경찰은 자녀들이 어머니를 다치게 했다며 공동존속상해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동존속상해 대신 강요죄를 적용했다. PD수첩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아니었는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1심 법원이 미란씨 자녀들(딸 방○○과 아들 방△△)에게 각각 징역 8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다시 회자됐다. 

이 사건 판결문을 보면 2016년 1월부터 미란씨와 방용훈 사장은 금전 갈등을 빚었다. 자녀들은 어머니 미란씨에게 돈 관리 자료를 밝혀 갈등을 해소하라고 설득했다.

재판까지 간 ‘강제 구급차행’ 사건은 미란씨가 사망하기 직전인 2016년 8월에 있었다. 자녀들은 사설 구급업체를 동원해 미란씨를 강제로 친정집에 보냈다. 미란씨는 거세게 저항했지만 자녀들은 자신들 욕설 등을 녹음하던 미란씨 휴대전화를 빼앗아 변기에 빠뜨리는 등 사회 통념상 용인하기 어려운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 1심 재판 결론이었다.

자녀들은 재판에서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서 자살시도까지 한 상태의 어머니가 혼자 지하층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외할머니가 거주하는 친정집에서 쉬게 하는 것이 어머니의 자살을 방지하는 등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지만 판사는 이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병원 진료 기록 등을 종합해 봤을 때 “미란씨가 자살에 이를 정도의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도리어 판사는 사설 구급차를 부르고 어머니를 쫓아낸 자녀들의 행위가 미란씨의 극단적 심리 상태를 초래했다고 봤다.

▲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판결문을 통해 확인한 미란씨 유서에는 “(2016년) 4월29일 부부싸움 끝에 당신(방용훈)한테 얻어맞고 온갖 험한 욕 듣고 무서워서 집을 잠시 나와 있기 전까지는 나는 나름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이라고 여기고 살았다”, “3개월 투명인간처럼 살다가 남편이 왜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학대하는지 이유를 들어야… 얘기하려고 올라갔다가 무섭게 소리 지르고 욕 하길래 또 맞을까봐 그 길로 도망치듯 지하실로 내려왔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 미란씨가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사망 전 집 지하층에 고립됐었다는 사실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란씨 사망 사건을 다룬 MBC PD수첩 방송은 5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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