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기자 김웅(49)씨가 마포경찰서 출입 기자들에게 자신이 경찰 출석할 때 옆에서 질문하지 말 것을 요구해 출입 기자단의 공분을 샀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한 김씨가 1일 오전 6시50분쯤 자신의 변호인단과 함께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했다.

김씨는 고소인과 피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손 대표는 공갈미수·협박 혐의 등으로 김씨를 고소했다. 쌍방 고소·고발 건이다.

▲ 손석희 JTBC 대표이사를 폭행치상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했다. ⓒ 연합뉴스
▲ 손석희 JTBC 대표이사를 폭행치상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가 1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했다. ⓒ 연합뉴스

경찰 출석을 앞두고 있던 김씨는 지난달 23일 마포경찰서를 출입하고 있는 기자단에게 연락해 “경찰 출석 시 질문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질문하지 않으면 조사 후 기자실에서 따로 조사 과정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만약 이 조건을 받지 않는다면 (내가) 경찰에 언제 출석하는지도 밝히지 않을 거다. 출석 시 마이크를 대고 질문하는 매체와는 더는 대응하지 않겠다. 기자실에서 브리핑도 내가 원하는 매체하고만 따로 진행하겠다. 질의응답 등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마포경찰서 출입 기자단은 “경찰 출석 시 질문하지 않는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다. 질문에 답변하기 싫다면 안 하면 되는 것이다. 기자실 사용도 기자단 전체 풀 전제로 하지 않는 이상 사용은 어렵다”고 김씨에게 전했다. 하지만 김씨는 이 과정을 조율하던 출입기자 A씨에게 폭언하고 전화를 끊었다.

출입기자 B씨는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출석할 때도 질문했다. 김씨는 자신이 무엇이길래 질문하지 말라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출입기자 C씨는 “취재 때문에 연락하면 다짜고짜 반말하고 기사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욕설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마포경찰서 출입 기자단은 1일 마포경찰서에 출석한 김씨에게 질문했다. 기자단은 ‘레커차 기사가 동승자를 못 봤다고 진술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손 대표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등을 물었지만 김씨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경찰서로 들어갔다.

미디어오늘은 김씨 측 반론을 받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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