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방송사들이 기획한 특집 편성에선 ‘여성 독립운동가’가 돋보인다. 오는 3.1절에 유관순 열사가 독립유공자 1등급 포상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서훈을 받게 된 것과 함께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의 역사가 방송에서 재조명될 예정이다.

YTN은 다음 달 3일과 10일 2부작으로 3.1운동 100주년 특집 다큐 ‘대륙의 여성 독립투사들’을 방영한다. 이 다큐는 일제강점기 다양한 분야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또는 남아 있는 당시의 기록이 적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과 독립운동 단체를 발굴해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YTN은 “2019년 현재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유공자 1만5000여명 가운데 여성 독립운동가는 357명으로, 전체의 2.4%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기록함으로써 후세에 알리는 게 절실하다는 인식으로 특집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시정부 자금책으로 수시로 중국과 조선을 드나들었던 정정화 지사와 도산 안창호의 부인 이혜련 지사, 중국에서 활동했던 최초의 여류 비행사 귄기옥과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지사. 사진=YTN 제공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임시정부 자금책으로 수시로 중국과 조선을 드나들었던 정정화 지사와 도산 안창호의 부인 이혜련 지사, 중국에서 활동했던 최초의 여류 비행사 귄기옥 지사와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지사. 사진=YTN 제공
MBC도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특별기획 라디오 다큐드라마 ‘님 찾아 가는 길’(3부작)에서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그린다. 분야와 방식은 달랐지만 조국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삶과 열정을 송두리째 바친 안경신, 오광심, 정정화 선생이 주인공으로 이들을 둘러싼 시대적 상황과 처지를 다룰 예정이다.

이번 특별기획은 1919년 3.1운동으로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상하이, 충칭 등 주요 도시뿐 아니라 쩐장, 난징 등 중국 현지 곳곳에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남긴 풍찬노숙의 흔적을 찾아 담았다.

SBS는 3·1운동을 상징하는 여성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의 삶을 라디오 드라마로 풀어낸다.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5일간 특집 5부작으로 방송되는 ‘3월의 소녀’는 열여덟 소녀 유관순이 독립투사로서 산화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 MBC 3·1운동 100주년 특별기획 라디오 다큐드라마 ‘님 찾아 가는 길’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왼쪽 위부터) 가수 양희은씨와 개그우먼 정선희·정경미씨. 사진=MBC 제공
MBC 3·1운동 100주년 특별기획 라디오 다큐드라마 ‘님 찾아 가는 길’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왼쪽 위부터) 가수 양희은씨와 개그우먼 정선희·정경미씨. 사진=MBC 제공
이번에 대한민국장을 받게 된 유관순 열사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건국훈장 1등급을 받은 여성 독립운동가는 장개석 전 타이완 총통의 부인 송미령 여사가 유일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동안 묻혀왔던 여성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며 “광복을 위한 모든 노력에 반드시 정당한 평가와 합당한 예우를 받게 하겠다.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는 3.1 운동 10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로 다음 달 1일과 2일 항일투쟁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한청년당의 젊은 그들’과 ‘그날이 오면’을 방송한다.

‘신한청년당의 젊은 그들’은 독립운동가 여운형이 조직한 신한청년당의 업적을 토대로 3.1운동이 일어나기까지의 긴박한 일정을 보여준다. 3.1운동 100주년 특집 공모 당선작 ‘그날이 오면’에서는 3.1운동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독립선언서가 인쇄되고 배포돼 200만 민중들이 참여하기까지의 과정을 다큐멘터리와 팩추얼 드라마를 통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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