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의 10명 가운데 8명이 친일잔재가 청산되지 않았다고 인식했다. 응답자 절반 가까이가 정치인과 고위공무원 재벌 등에 친일파 후손들이 많아서 그렇다고 답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국민인식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문체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8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결과에서 친일잔재 청산 여부에 대한 질문에 “청산되지 않았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80.1%인 데 반해 “청산되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5.5%에 불과했다. 청산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별로 청산되지 않았다 49.3%’와 ‘전혀 청산되지 않았다 30.8%’를 합한 것이며, 청산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완전히 2.0%’와 ‘대체로 13.5%’를 합한 통계다.

특히 청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정치인/고위공무원/재벌 등에 친일파 후손들이 많아서”가 48.3%로 가장 많이 응답했다. 이밖에도 ‘친일파 명부나 재산환수 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27.8%였고, ‘우리나라 말이나 글자, 놀이나 문화에 일제 치하에 만들어진 것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가 12%, ‘서적/동상/말뚝/꽃/나무 등 일제 치하에 만들어지거나 심어진 것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가 5.8%였다.

3·1운동 정신의 계승 방법을 묻는 질문에도 ‘친일잔재 청산’이 29.8%로 가장 높았고, ‘역사교과서에 3·1운동 내용 보완’이 26.2%로 뒤를 이었다. 3·1운동 정신의 핵심을 묻는 질문에는 ‘자주독립’ 42.9% ‘애국/애족’ 24.3% 순이었다.

일본에 호감이 가는지 물어본 결과,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이 69.4%, “호감이 간다”는 답변이 19.0%였다. “호감이 간다”는 응답의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호감이 간다’는 응답의 경우 19~29세 33.3%, 30대 20.3%, 40대 16.4%, 50대 15.7%, 60대 이상 12.9%로 고령일수록 일본에 호감도가 낮았고, 저연령층일수록 높았다.

▲ 서대문형무소 내에 전시된 일본경찰이 독립운동가를 고문하는 장면을 재현한 마네킹. 사진=서대문형무소
▲ 서대문형무소 내에 전시된 일본경찰이 독립운동가를 고문하는 장면을 재현한 마네킹. 사진=서대문형무소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서는 “사죄와 보상 등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0.6%로 가장 높았고, “역사 공동연구”엔 25.4%가 응답했다.

100주년을 맞아 3·1운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를 두고 유관순(43.9%), 대한독립만세(만세운동 포함, 14.0%), 독립/해방/광복(9.6%) 등의 순이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는 김구(31.4%), 상해(11.4%), 이승만(2.7%) 등이라고 답했다.

3.1운동의 가장 큰 역사적 가치를 묻는 질문에는 “독립에 대한 민족의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림”이라는 응답이 41.2%였으고 “본격적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시작”이라는 응답은 19.4% 였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가장 큰 역사적 가치를 묻는 질문에는 “독립을 위한 외교활동의 구심점 역할” 29.0%,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공화제 설립” 28.0% 순이었다.

한편,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가 됐으면 좋을지에 대해서는 “사회복지가 완비된 나라”라는 응답이 25.8%였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 25.2%, “민주주의가 완성된 나라” 23.2% 등으로 비슷한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100년 후 우리나라 국제사회 정치・경제적 위상은 “중상위권 위치에 있을 것”(54.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100년 뒤 대한민국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영역으로는 “경제성장”(23.5%)을 우선으로 꼽았고, “국민갈등 해소”(15.9%), “남북군사 대치 해소”(13.8%), “국제적 영향력 증대”(11.7%), “민주주의 발전”(11.0%), “보육/의료 등 복지제도 고도화”(11.0%) 순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는 조사 방법은 무작정 유무선 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CATI)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 1930년대 서대문형무소 전경. 사진=서대문형무소 역사관
▲ 1930년대 서대문형무소 전경. 사진=서대문형무소 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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