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보훈처장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유관순 열사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으로 추가 서훈하기로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SBS 청와대 출입기자와 날선 설전을 주고 받았다.

피우진 처장은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와서 국무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피 처장은 사상 첫 백범기념관에서 연 국무회의에서 유관순 열사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 서훈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피 처장은 유관순 열사를 두고 “올바른 역사관과 애국정신을 길러 국민통합에 기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기 수여된 건국훈장 ‘독립장’의 품격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최고 훈장인 대한민국장을 수여해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있었고, 이는 국민청원, 국회 특별법 제정 노력 등의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관순 열사의 자유‧평등‧인권정신을 인정하고 기리는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유관순 열사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가 서훈 사유와 관련 피 처장은 “광복 이후 3‧1운동과 독립운동의 상징으로서 전 국민에게 독립정신을 일깨워 국민통합과 애국심 함양에 기여하고, 비폭력‧평화‧민주‧인권의 가치를 드높여 대한민국의 기초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한 부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정윤 SBS 기자는 “학계 일각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들이 많다. 유관순 열사가 3등급인 것을 1등급으로 격상했는데,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은 여전히 3등급이다. 특별히 유관순 열사만 1등급으로 상향하면 다른 유공자나 후손들 입장에서 형평성을 당연히 제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피우진 처장은 “유관순 열사의 독립운동 공적에 3등급 판정된 상태를 없애고 서훈하는 게 아니라 추가로 서훈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기자가 “그러면 다른 분은 광복 이후에 전 국민에게 독립정신을 일깨우고 국민통합과 애국심 함양에 기여하신 분들은 더 없느냐”고 하자 피 처장은 “이상룡 지사라든가 여러 분들에 대해 그 이후의 공적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그 부분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김 기자가 ‘유족들이 우리도 올려달라고 하면 전부 다 올려주실 것인가’라고 다시 반문하자 피우진 처장 “그것은 검토해 봐야 된다”고 했다. 이후에도 김 기자는 추가 의문을 제기했고, 피 처장도 적극 답변했다.

▲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관순 열사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가 서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관순 열사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가 서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기자 :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죠. 대단히 자의적으로 하신 것이 아닌가”

=피우진 처장 : “국민청원을 통한 요청도 있었고, 해외에서도 유관순 열사를 기리고, 3‧1운동 하면 유관순 열사를 초등학교 학생까지 다 알지 않느냐.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100주년을 더 국민들에게 알려드리고, 유관순 열사와 관련해 기리는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의결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김 기자 : “상훈법 5조에 보면 동일 공적에는 추가 서훈을 못하게 돼 있는데, 결국 인기투표라는 비판도 나올 것 같은데, 누가 국민청원 하고 그런 식으로 여론 만들면 정부가 서훈을 격상시켜 준다는 선례를 만드시는 것이라…”

=피우진 처장 : “기자님도 유관순 열사 관련해 얼마나 국민들 신뢰를 받고 인정 받는지는 아시잖아요?”

-김 기자 : “아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냐는 것이죠”

=피우진 처장 : “그 분들에 대해서는 추가로 그런 부분이 있으면 다시,”

-김 기자 : “다른 독립지사 후손, 다른 유공자 후손도 국민청원 하고 여론 만들면 검토 하시겠다?”

=피우진 처장 : “여론을 만든다고 보시면 안 될 것 같고요.”

-김 기자 : “아까 말씀을, 해외에도 여론이 있었다고 하셔서”

=피우진 처장 : “해외에서도 열망이 있었죠.”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