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1운동 10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묘역 참배와 백범기념관서 국무회의 개최, 독립운동가 다큐멘터리 출연 등 각종 관련 행사에 강행군을 하고 있다.

26일 8차 국무회의는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렸다. 전쟁 때를 빼고 국무회의가 정부청사가 아닌 외부에서 열린 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침 8시50분부터 8시30분까지 국무위원들과 함께 백범 김구선생 묘소와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등 삼의사 묘역, 임정 요인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3월1일 3·1절 100주년 기념식 당일엔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중앙기념식에도 참석한다. 광화문광장은 나라의 주인이 국민임을 증명한 주권재민의 상징적 장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문 대통령이 직접 참여한 ‘낭독하라 1919’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쉽고 바르게 읽는 3‧1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이 영상은 3‧1 독립선언서를 많은 국민이 함께 낭독함으로써 3·1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국민들과 나누려는 참여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문 대통령은 또 25일엔 ‘당신은 어디에 계시겠습니까?’라는 영상을 통해 광화문에서 열리는 3·1절 100주년 중앙기념식 참여를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날(25일) KBS가 방송한 ‘나의 독립영웅’ 프로그램에 출연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이상룡 선생은 사재를 털어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독립운동가이다.

문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 외에도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가 전국적으로 진행된다. 오는 28일엔 아우내 장터의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야제 ‘100년의 봄’이 열린다.

오는 3월1일부터 오는 4월11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까지 42일간 전국 212개 주요지역에서 릴레이 만세 재현 행사 ‘독립의 횃불’도 진행한다. 해외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도 방문한다. 영국인 독립유공자 베델 선생의 후손 수잔 제인 블랙 등 8개국 68명의 후손이 2월27일부터 6박7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3·1 운동 100주년 행사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독립운동가를 홀대하고 친일청산 등 역사바로세우기를 외면했던 과거 정부에 대한 반성과 차별화에 있다는 평가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친일청산과 독립운동가에 예우를 하는 것이 민족정기 회복 뿐 아니라 정의로운 나라의 출발이라는 확고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인식은 26일 처음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무회의 발언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정부 최고 심의의결기관인 국무회의를 백범김구선생과 독립투사, 임시정부요인들의 높은 기상과 불굴의 의지가 실린 뜻깊은 장소에서 하게 되니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며 “우리정부는 그동안 독립운동역사를 기록하고 독립운동가를 예우하는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독립운동가 예우의 이유를 두고 문 대통령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이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뿌리가 되었기 때문”이라며 “친일을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출발”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거나 가려졌던 봉분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독립운동사에서 소외됐던 여성과 의병공익유공자들을 대대적으로 발굴했고, 백범 기념관과 함께 후손들에게 독립운동 정신과 민주공화국 역사를 건설할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은 “이 모두가 우리를 당당하게 세우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유관순 열사에 국가유공자 1등급 건국훈장대한민국장을 추서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은 “유관순 여사는 3·1독립운동의 상징이다. 우리는 16살 나이로 당시 시위를 주도하고 꺾이지 않는 의지로 나라의 독립에 자신을 바친 유관순 열사를 보며 나라를 위한 희생의 고귀함을 깨우치게 된다. 유관순 열사의 추서가 3.1독립운동 100주년 의미를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재평가에 나섰다. 그는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서 있어서 국제 사회가 우리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역사의 변방이 아니다. 이제 3.1 건국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고 열어갈 역량이 우리 안에 있다는 자긍심과 자신감으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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