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애국 마케팅’ 머리기사 보도

세계일보는 26일자 18면에 주요 편의점 등 유통업계의 3·1운동 100주년 마케팅을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이 기사에 ‘이미지 높이고 고객도 잡고 유통업계 애국 마케팅 후끈’이란 제목을 달았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자사 편의점에서 파는 모든 도시락과 이프레소 원두커피 컵에 태극문양을 부착해 판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여성 독립운동가 51인의 스티커를 붙인 도시락을 내놨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점포에 ‘2019년 이달의 독립운동가’ 포스터를 붙이기로 했다.

유통 대기업의 3·1절 마케팅은 올해 100주년을 맞아 더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걸 머리기사로 보도해주는 신문이 있기에 가능하다. 세계일보는 이 기사에서 “3·1운동을 대표하는 태극기 마케팅은 자취를 감췄다. 태극기 부대의 정치적 메시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친절하게 해설까지 해줬다.

▲ 세계일보 18면
▲ 세계일보 18면

그러나 태극기 대신 태극문양만 강조했다는 설명과 달리 이날 세계일보 기사 옆에 실린 편의점 이마트24의 3·1운동 마케팅을 소개하는 사진엔 도시락과 원두커피 컵을 든 모델 뒤엔 태극기가 배경으로 걸려 있었다.

또 세계일보는 “농심은 3월 한 달 동안 ‘안성탕면’ 판매액의 3.1%를 국가유공자 복지와 보훈 선양 사업에 기부한다”고 소개한 뒤 “안성탕면 월평균 매출이 90억원가량임을 고려하면 기부금은 약 3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친절히 소개했다.

SK하이닉스는 조선일보 7면 등 주요 일간지에 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넣어 ‘100년을 이어주는 영웅들의 이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전면광고로 애국 마케팅에 동참했다.

안마의자를 만드는 바디프랜드도 중앙일보 13면에 ‘건강독립 바디프랜드’란 제목으로 전면광고를 했다. 이 광고에는 신경외과 전문의와 정형외과 전문의 같은 의사들과 디자이너 등이 하얀 민복을 입고 태극기를 든채 유관순 열사와 독립문을 배경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사진을 실었다. 이 광고는 ‘3·1운동 100년 건강수명 100년’이란 작은 제목을 사용해 ‘100세 건강’과 ‘3·1운동 100주년’을 연결지었다.

한겨레, 서울시 고종 장례재현에 제동… 조선일보는 ‘촛불배지’가 불편

한편 한겨레신문은 26일자 10면에 “서울시 고종장례 재현에…역사학자들 ‘부적절’”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시가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고종을 기리는 장례 재현행사를 준비하는 것을 비판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공동으로 덕수궁 돌담길에 고종의 장례를 연출하는 전시를 마련하자 역사학자들이 “민중이 주체가 된 3·1운동을 기념하는 사업을 벌이면서 제국의 상징이자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고종을 재조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 한겨레 10면
▲ 한겨레 10면

서울시는 이 전시에 ‘백년 만의 국장’이란 이름을 붙였다. 서울시는 덕수궁 돌담길에 흰 천을 둘러 고종의 붕어를 알리던 100년 전 모습을 상징하는 설치 예술을 준비중이다. 한겨레 기사에선 이준식 독립기념관장마저 사견임을 전제로 “고종은 나라가 망하는 걸 막지 못한 책임이 있는 인물로 이번 행사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10면
▲ 조선일보 10면

조선일보는 26일자 10면에 ‘3·1운동이 촛불혁명이라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3·1운동을 촛불혁명과 비유하고 여권에서 요즘 촛불의 불꽃 모양을 그린 배지 착용이 확산되는 걸 불편해했다. 조선일보는 이 배지를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대표 등이 달고 다닌 뒤 여당 의원들 사이에 배지 착용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