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출입기자단이 문재인 대통령의 외부 일정을 사전에 보도하지 않는 ‘대통령 경호 엠바고’를 파기하고 하루 전날 대통령의 방문장소를 보도한 부산일보와 전자신문에 각각 출입정지 사흘의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풀취재(POOL·공동취재)를 통해 기자들에게 제공하는 행사 내용을 사전에 공개한 문화일보에는 이틀의 출입정지 결정을 내렸다. 풀기사 엠바고 파기로 무등일보 파이낸셜뉴스, 오마이뉴스와 뉴시스는 각각 하루씩의 출입정지 징계를 받았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간사단(신문·통신·방송·경제지·뉴미디어·지역지·영자지)은 25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단 단체 SNS메신저를 통해 최근 발생한 엠바고 파기 7건에 대한 간사단 회의 결과를 공지했다.

간사단은 부산일보의 경우 문 대통령의 지난 13일 부산 방문 건을 부산지역 기자 명의로 12일자 온라인으로 보도한 뒤 조치를 요구받은 13일 오전 삭제했다고 밝혔다. 간사단은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이 지난 7일 김의겸 대변인 브리핑에서 ‘내주 방문’으로 공식화된 사안이었지만 부산일보는 아예 13일을 못박아 경호엠바고를 파기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기자단은 대통령의 외부 행사의 일정과 장소가 사전 공개될 경우 경호상 문제를 낳을 수 있어 대통령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엠바고를 준수하도록 합의해왔다.

간사단은 또 전자신문이 지난달 29일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한국판 CES에 문 대통령이 참석한 사실을 하루 전인 그달 28일자 온라인 기사로 보도해 경호엠바고를 파기했다고 전했다. 간사단은 3시간가량 인터넷에 떠 있었고 이후 해당 부분이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간사단은 전자신문과 부산일보에 ‘출입정지 3일’을 징계키로 했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부산대개조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부산대개조 선포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또한 간사단은 풀기사 엠바고 파기 사례도 공개했다. 대통령의 연설문이나 발언 내용, 사전배포된 보도자료가 행사 종료 전에 먼저 공개하는 경우도 엠바고 합의를 위반하는 사례로 알려졌다. 간사단은 문화일보가 지난 8일 문 대통령의 기초단체장 오찬 발언 공식 풀 시점 1시간5분 전에 인터넷상에 기사를 올려 엠바고를 파기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시 예비타당성 조사에 관한 의견을 내놓았다. 간사단은 문화일보에 ‘출입정지 2일’을 징계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간사단은 무등일보와 파이낸셜뉴스의 경우 지난달 31일 문 대통령의 광주형일자리 투자협약식 발언의 공식 풀 직전에, 오마이뉴스와 뉴시스는 지난 21일 대통령의 간디흉상 제막식 축사를 공식 풀 직전에 각각 인터넷에 기사를 올렸다가 삭제했다고 전했다. 간사단은 무등일보, 파이낸셜뉴스, 오마이뉴스, 뉴시스에 대해 ‘출입정지 1일’ 징계키로 했다고 밝혔다.

간사단은 “징계는 해당사의 소명 절차를 거쳤고, 논의에는 신문·통신·방송·경제지·뉴미디어·영자지·지역지 간사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사회의에 참석한 한 기자는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엠바고를 파기한 매체 담당 기자들은 파기 사실을 대두분 인정했다”며 “부당하다고 판단하면 재심을 요구할 수 있으나 아직 재심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부산일보 청와대 출입기자는 25일 “엠바고를 충분히 숙지 못한 (청와대 출입이 아닌)동료 기자의 단순 실수이고, 징계 수위는 적정한지 여부를 아직 아직 판단해보지 못했는데, 전례에 비해 과하지 않다면 수용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전자신문 출입기자도 “기사의 맥락에서 간접적으로 대통령 참석이 충분히 추측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징계를 받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기자도 “문 대통령 발언이 끝나면 올려도 되는 줄 알고 약 10~15분 정도 먼저 올려 엠바고를 파기했다. 잘 모르고 한 것이어도 파기한 것은 사실이므로 징계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뉴시스 출입기자는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했고, 문화일보와 무등일보 파이낸셜뉴스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이른바 한국형 CES로 불리는 ICT혁신과 제조업의 미래 콘서트에 참석해 제품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 열린 이른바 한국형 CES로 불리는 ICT혁신과 제조업의 미래 콘서트에 참석해 제품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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