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 1500명이 지난 23일 상경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퇴출과 5·18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5·18 왜곡, 폄훼 처벌 특별법 제정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제명·퇴출 또는 자진 사퇴 △재발방지책 마련 △5·18 진상조사위 출범 협조 등을 요구했다.

5·18단체 대표들과 이용섭 광주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박석운 5·18 시국운동 공동대표는 “제1야당 의원들이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을 조작하고 이상한 사람(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씨)을 끌어들여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말을 하고 있다”며 “이 국회의원들을 하루빨리 국회에서 퇴출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위쪽부터 지난 23일 MBC, SBS, MBN 보도화면 갈무리.
▲ 위쪽부터 지난 23일 MBC, SBS, MBN 보도화면 갈무리.

광주시민들과 함께 상경한 이용섭 광주시장도 “5·18 민주화운동은 법적, 역사적으로 철저하게 검증됐으며 세계인이 인정하는 대한민국의 민주 역사인데도 역사의식이 없는 몰지각한 이들이 정치적으로 악용해 피해자와 광주시민들의 아픈 가슴과 상처를 후벼 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23일 자 종합편성채널 2사(MBN·JTBC)와 지상파 3사(KBS·MBC·SBS) 자사 메인뉴스에 보도된 관련 기사 제목이다. TV조선은 이 소식을 보도했으나 한 리포트 안에 당일 열린 70건의 집회 중 하나로 다루며 보수단체를 앞세워 보도하고 ‘5·18 망언 규탄 집회’ 소식을 뒤이어 보도했다. 채널A는 이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TV조선 : “확성기에 현수막… 주말 도심 ‘시위 전시장’”
MBN : 망언 규탄 집회
JTBC : ‘망언 규탄’ 광화문 집회…보수단체는 맞불 집회
KBS : ‘5·18 망언’ 처벌 요구 대규모 집회
MBC : “왜 내가 북한군인가?”… ‘5·18 망언’ 분노의 함성
SBS : “5·18 망언 의원 퇴출” 서울 도심서 집회

TV조선은 1분39초짜리 리포트에 “확성기에 현수막… 주말 도심 ‘시위 전시장’”이라는 제목을 달고 “오늘 하루 서울 도심에 신고된 집회만 70건이 넘는다. 각양각색의 집회와 행진이 계속해 열리며 참가자들이 의견을 표출하려는 방법들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지난 23일 TV조선 보도화면 갈무리.
▲ 지난 23일 TV조선 보도화면 갈무리.

그러면서 보수단체 집회 소식으로 리포트를 시작했다. TV조선은 “보수 단체의 집회가 열린 서울역 광장. ‘탄핵 무효’ 문구가 적힌 빨강, 파랑색 풍선들이 등장했다. 하늘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이 등장했다”면서 이어 “3km도 떨어지지 않은 청계광장, 5·18 망언을 한 국회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고 썼다.

반면 종합편성채널 2사(MBN·JTBC)와 지상파 3사(KBS·MBC·SBS)는 리포트에서 광주서 상경한 1천500명의 시민과 전국에서 모인 시민들이 집회를 열었다는 소식을 앞세워 보도하며 끝에 보수단체 맞불집회 소식을 전했다.

MBC는 2분3초짜리 리포트에서 “‘왜 내가 북한군인가?’… ‘5·18 망언’ 분노의 함성”이라는 제목을 달고 “오늘 집회에는 광주시민 2천여 명도 상경해 참석했다. 집회는 당초 2천명으로 신고됐지만, 참석자가 계속 늘어 다섯 배가 넘는 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만원 씨는 오늘도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며 망언을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JTBC는 “‘망언 규탄’ 광화문 집회…보수단체는 맞불 집회”라는 제목을 달고 “오늘 서울 도심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시민 5천명이 모여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모독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바로 그 옆에선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열렸는데, 망언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했던 주장이 그대로 나왔다”고 보도했다.

MBN은 “망언 규탄 집회”라는 제목으로 “서울 도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근처에서는 보수 단체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고 했다. MBN은 리포트에 집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발언과 학생의 인터뷰를 함께 보도했다.

한편 채널A는 지난 23일 광주시민뿐 아니라 전국서 상경한 시민들이 모여 ‘한국당 5·18 망언’을 두고 항의한 집회 소식과 관련해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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