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은 가장 유해한 콘텐츠 유형으로 속칭 ‘찌라시’보다 언론사의 오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지난 13~17일까지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을 통해 총 8개의 보기를 제시하고 가짜뉴스 판단 여부를 물어본 결과 언론보도 중 사실 확인 부족으로 생기는 오보에 89.6%가 가짜뉴스라고 판단했다고 응답했다. 1위는 메신저 등을 통해 유포되는 속칭 찌라시(92.8%)였고, 2위는 뉴스기사 형식을 띈 조작된 콘텐츠(92.0%)였다. 가짜뉴스는 영어 ‘페이크뉴스’를 번역한 말로 학계에선 의도적으로 조작해 만든 허위정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의도치 않게 실수로 만들어진 언론 매체의 잘못된 정보와 구분돼야 하지만 시민들은 언론사의 오보도 가짜뉴스 범주로 포함시켜 폭넓게 인식했다.

특히 8개 예시 중 가장 유해한다고 생각한 콘텐츠는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언론의 오보가 24.0%로 1위를 차지했다. 가짜뉴스 규정에 해당하는 뉴스기사 형식의 조작된 콘텐츠(23.3%)보다 높았다. 시민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정보가 불분명한 오보를 ‘진짜’ 가짜뉴스보다 불신했다. 이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큰 문제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찌라시가 유해하다고 생각한 비율은 19.4%였다. 한 쪽 입장만 혹은 전체 사건 중 일부분만 전달하는 편파적 기사는 13.9%, 선정적 제목을 붙인 낚시성 기사는 7.8%, 클릭수를 높이려고 짜깁기 하거나 동일 내용을 반복 게재하는 기사는 6.6%, SNS 등에 올라온 내용을 확인 없이 그대로 전재한 기사는 3.8%, 특정 제품이나 업체를 홍보하는 내용을 담은 광고성 기사는 1.1%였다.

연령대별로 유해성 콘텐츠에 인식 차도 확연히 드러난다. 언론매체 오보에 모든 연령대에서 20% 이상 유해한다고 응답한 반면 찌라시에는 20대는 22.5%, 30대는 23.6% 가 유해한다고 응답했고, 40대는 16.3%가 유해하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60대 이상에서 찌라시를 유해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2.8%에 그쳤다.

조사를 담당한 양정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노년층 사이에서 찌라시 등의 허위정보가 담긴 메신저가 많이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찌라시를 가장 유해한다고 답한 비율이 노년층에서 특히 낮게 나타난 것은 이러한 콘텐츠를 가장 활발히 소비 및 공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짜뉴스라고 인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물은 결과 38.3%가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 확장을 위한 조작이나 날조라고 꼽았다. 비사실성(사실에 위배되는 내용 포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8.4%, 영향력(많은 사람들이 진짜라고 믿을 가능성)은 15.1%, 확산력은 13.8%, 경제적 의도성은 4.4%였다.

▲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온라인 설문조사
▲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 온라인 설문조사

정치인들의 유튜브 콘텐츠 인식 조사에서 6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접하는 걸로 나왔다. 응답자 중 정치인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거나 본 적이 있느냐의 질문에 있다는 응답은 31.5%였고, 없다는 68.5%로 나왔다. 연령대로는 60대 이상 36.8%가 응답해 가장 높았다. 20대는 35.7%, 30대는 32.4%, 40대는 29.6%, 50대는 27.2%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학계에서 가짜뉴스를 뉴스 형태를 띤 거짓 정보나,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으로 정의하지만 일반 대중은 품질 낮은 보도나 오보를 가짜뉴스로 보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돼 있었다.

양정애 연구위원은 “언론의 오보를 찌라시나 뉴스기사 형식을 띤 조작된 콘텐츠와 유사한 비율로 가짜뉴스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점. 그리고 그러한 유형들보다 더 높은 비율로 가장 유해하다고 꼽은 점은 시사한 바가 크다”면서 “적어도 일반시민들이 생각하기에는 의도적으로 조작 했든, 실수로 잘못된 내용이 들어가 있든 상관없이, 사실에 위배되는 부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능성이 높다. 많은 사람이 가짜뉴스 범주에 속한다고 답한 다른 콘텐츠 유형들에 비해 언론의 오보는 의심의 여지없이 사실로 받아들이기 쉽다는 점 때문에 오보를 더욱 유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응답률은 18.4%(이메일 발송 6,525건, 조사접속 1,978명, 최종 응답 완료 1,200명)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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