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 등을 비판하는 전시가 ‘박원순 개인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이 전시는 ‘서울-사람’이라는 프로젝트팀이 주최한다. ‘서울-사람’은 서울시 개발 정책에 문제의식을 느낀 예술가들이 만든 팀이다. 

‘박원순 개인전’은 3월8일부터 3월24일까지 서울 을지로 상업화랑에서 열린다. 왜 전시 이름이 ‘박원순 개인전’일까.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스스로를 ‘박원순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규정한다. 박 시장을 미술작가로 데뷔시킨다는 것이 전시의 콘셉트다. 

서울시장 어시스턴트를 자처하는 작가들은 각각 영상, 사진, 공예, 설치 등 시각예술 작품을 통해 박 시장을 60대 중견작가로 가정한다. 이들은 폐막 전 ‘작가와의 대화’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초청하기 위해 공문 형태로 초청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전시에는 심승욱, 오세린, 일상의실천, 정용택, 차지량, 최황, 한정림, CMYK 등 총 8팀(11명)의 예술가들이 참가한다. 이들은 전시의 의도를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기 중 벌어진 도시재생 사업과 재개발 사업의 문제들을 토대로 한국 사회와 서울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박원순 개인전 포스터.
▲ 박원순 개인전 포스터.
이 프로젝트의 작가 중 한 명인 최황씨는 23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프로젝트 기획 배경을 밝혔다. 최 씨는 “작년 연말 을지로를 방문했는데 철거 중이었다. 당시 보도가 잘 안 됐을 때여서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이 사실을 몰랐던 것에 놀랐다. 함께 전시를 기획한 차지량 작가 역시 이 사실을 알고 놀랐고, 함께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을지로 개발에 대한 비판이 일자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제스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건설사와 건물주 간의 사적 계약이 이뤄진 곳도 있는데 어떻게 전면 재검토를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옥바라지 골목 철거 문제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박 시장이 현장에 찾아와 ‘호통’을 쳤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재개발을 반대하는 의견에 비판적 여론도 많다. 극단적으로는 “떼를 쓴다”거나 “왜 개발을 방해하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최씨는 “대중 여론이 중요한 사안이 있고 대중 여론과 관계없이 결정권자나 정치인의 입장과 태도가 중요한 사안이 있다고 보는데 도시 재개발은 후자라고 생각한다”며 “재개발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자본 논리와 지역 가치 사이에서 좋은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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