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지주회사 ‘SBS미디어홀딩스’가 809억원을 받고 자회사 SBS콘텐츠허브 지분을 SBS에 매각했다.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약속한 지난 20일 3자 합의(SBS노·사·대주주)에 따른 조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SBS 대주주 SBS미디어홀딩스는 지난 21일 “지배 구조 효율성 제고”를 위해 자회사 SBS콘텐츠허브 주식 1394만3122주(지분율 64.96%)를 SBS에 전부 매각했다고 밝혔다. 

809억원은 3자 합의가 있은 20일 종가 기준이다. 2008년 지주회사 체제 전까지 SBS 자회사였던 SBS콘텐츠허브는 11년 만에 다시 SBS 자회사가 됐다.

SBS콘텐츠허브는 SBS미디어그룹 콘텐츠 유통 사업을 총괄하는 기업이다. 모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는 SBS, SBS콘텐츠허브, SBS플러스, SBS바이아컴 등을 여러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 SBS 대주주 ‘SBS미디어홀딩스’의 신경렬 대표이사,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과 박정훈 SBS 사장(왼쪽부터)은 지난 20일 오후 SBS 중심의 수직 계열화 추진을 약속하는 합의에 서명했다. 사진=언론노조 SBS본부
▲ SBS 대주주 ‘SBS미디어홀딩스’의 신경렬 대표이사,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과 박정훈 SBS 사장(왼쪽부터)은 지난 20일 오후 SBS 중심의 수직 계열화 추진을 약속하는 합의에 서명했다. 사진=언론노조 SBS본부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SBS미디어홀딩스가 SBS보다 지분율이 높은 SBS콘텐츠허브 등에 이익을 몰아 배당을 챙겼다고 비판해 왔다. SBS와 홀딩스의 또 다른 자회사 사이 ‘불공정 계약’으로 SBS 수익이 자회사로 유출된다는 지적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0여년 동안 SBS 사내 유보금은 1.4배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SBS콘텐츠허브는 4.3배, SBS미디어홀딩스 3.1배, SBS플러스는 2.2배 늘었다. 또 SBS와 홀딩스 자회사 사이 불합리 계약으로 SBS가 3788억원 손실을 봤다고 노조는 주장해 왔다.

앞서 노조는 지주회사 체제 청산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가 지난 20일 3자 합의에 서명했다. 합의문 골자는 SBS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해 SBS를 중심으로 콘텐츠 생산과 유통 체계를 완비한다는 것이다.

3자는 수직계열화 대상과 방법, 완료 시기도 구체적으로 합의했으나 불필요한 잡음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부분은 비공개했다. 현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되 SBS콘텐츠허브 인수와 같이 향후 SBS 중심으로 수직계열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이번 합의 이행으로 SBS는 지주회사 체제 아래 벌어진 홀딩스 계열사들과의 불공정 거래 관행과 구조를 뿌리째 뽑아내게 됐다”며 “지속가능한 100년 일터를 만들어 보자는 공동 목표 속에 새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 공동체를 복원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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