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타켓:빌보드-킬빌’(이하 ‘킬빌’)이 래퍼 산이의 무대에서 ‘I♥️몰카’ 문구를 띄운 장면을 방송해 논란인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 방통심의위)는 해당 프로그램 방영분에 100건 넘는 민원을 받았다.

방통심의위는 15일 미디어오늘에 “MBC 예능프로그램이 산이의 무대에서 ‘I♥️몰카’ 문구를 띄운 방영분을 두고 1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 위쪽부터 MBC 킬빌 지난달 31일 방영분 화면 갈무리, 산이가 개인 SNS 개정에 올린 MBC 킬빌 지난달 31일 방영분 리허설 화면 갈무리.
▲ 위쪽부터 MBC 킬빌 지난달 31일 방영분 화면 갈무리, 산이가 개인 SNS 개정에 올린 MBC 킬빌 지난달 31일 방영분 리허설 화면 갈무리.

래퍼 산이는 MBC ‘킬빌’ 1월31일 방영분에 출연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신곡 ‘워너비 래퍼’ 공연을 했다. 공연 중 산이가 “여잘 왜 혐오해(no no no), ‘아임 페미니스트(I’m feminist)’”라는 소절을 부르자 무대 뒤쪽 스크린 양쪽에 ‘I♥️몰카’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시청자들은 방송 다음 날인 지난 1일부터 현재까지 60여 건의 항의 게시글을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 올렸다. 시청자들은 “정중한 사과방송 해라” “공중파 예능 맞나” “프로그램에 민원을 제기한다” 등의 의견을 썼다.

방통심의위에 프로그램 민원이 접수되면 사무처가 안건 상정여부를 결정하고 방송심의규정 위반 가능성이 있는 조항을 명시한 다음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 회부한다. 한 프로그램에 100여건의 민원이 들어오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반드시 심의를 강력하게 하는 건 아니다.

논란 확산에는 MBC의 미흡한 대처도 영향을 미쳤다. MBC는 산이가 이 같은 문구의 화면을 준비했다는 점을 전제했으나 뒤늦게 편집 과정에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 MBC 킬빌 시청자 의견 게시판 화면 갈무리.
▲ MBC 킬빌 시청자 의견 게시판 화면 갈무리.

MBC는 지난 14일 오전 한겨레에 “무대를 꾸미고 콘셉트를 정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만들고 있다”고만 해명했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MBC는 14일 오후 공식 사과했다. MBC는 “제작진은 사전 시사를 했지만, 해당 장면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방송에 부적절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 점에 시청자들께 사과드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산이는 15일 오후 해당 영상이 편집되는 과정에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킬빌 촬영 당일 리허설 영상 원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리허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방송과 다르게 ‘I♥️몰카’ 문구가 양쪽에 나타난 직후 빨간 엑스표가 이 문구를 덮었다.

산이가 입장을 밝힌 이후 MBC는 다시 입장을 냈다. MBC는 “정확한 사실과 경위에 대해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산이 측이 준비한 배경화면에는 ‘I♥️몰카’ 부분에 붉은 X자 표시가 돼 있었으나 카메라 샷이 바뀌면서 X자가 표시된 화면이 방송 화면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연 아티스트의 표현 의도가 화면에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오해와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산이씨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MBC는 그전까지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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