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얼굴을 들기 민망할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했다. 사실관계가 다른 뉴스가 나갈 경우 정정 및 반론을 통해 바로 잡지만 이미 보도했던 뉴스가 나가버린 것이다.

KBS 9시뉴스는 지난 13일 어느 때처럼 프로그램 말미에 날씨 뉴스를 보도했다. 각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 남부 지방 온도, 바다의 물결, 그리고 호우를 예상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날 날씨 소식은 전날인 12일 방송분 내용이었다. 사실상 날씨를 예고한 게 아니라 과거 날씨 소식이 재탕되면서 시청자를 혼란케 했다.

KBS는 당일인 13일 마감뉴스에서 사과했다. 그리고 14일 9시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어젯밤(13일) 9시뉴스에서 전해드린 ‘KBS 날씨’가 제작진의 착오로 그 전날인 12일 제작물이 방송됐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거듭된 사과 방송에도 불구하고 12일 제작물이 어떻게 13일 방송 화면으로 나갔는지 경위 설명부터 시작해 제작진 실수 인지 시점, 그리고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구체적인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KBS는 14일 9시 뉴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어젯밤(13일) 9시뉴스에서 전해드린 ‘KBS 날씨’가 제작진의 착오로 그 전날인 12일 제작물이 방송됐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KBS는 14일 9시 뉴스 클로징 멘트를 통해 “어젯밤(13일) 9시뉴스에서 전해드린 ‘KBS 날씨’가 제작진의 착오로 그 전날인 12일 제작물이 방송됐다.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BS는 15일 오전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고는 날씨예보 파일을 매핑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실수로 발생했으며, 앞으로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KBS 관계자들에 따르면 디지털화된 방송 제작물을 업로드하는 과정인 ‘매핑’이라는 작업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돌발변수가 없는 이상 날씨 뉴스는 디지털화된 파일 형태로 완성본이 제작돼 업로드해서 송출하게 되는데 12일 녹화분 방송분 파일을 큐시트에 얹으면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보통 날씨 뉴스는 오늘의 상황을 전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날씨가 표기되지 않고, 날씨 뉴스 특성상 내용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가 많아 12일 녹화분이 방송된 것도 13일 9시뉴스에서 바로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KBS 뉴스 제작의 게이트 키핑 과정에 문제 없었는지 따져봐야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날씨 뉴스는 전담PD와 기상캐스터가 독립적으로 만들고 방송분에 대한 최종 확인은 통합뉴스룸국장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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