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노동자 영결식이 사망 62일만인 2월9일 거행된다. 군대 갖 제대한 24세 청년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다가 공기업 비정규직으로 취업한지 겨우 3개월만에 참혹한 죽음을 맞이한 이 사안, 산재사망 사건이라기 보다 “구조적 살인” 사건이라고 불릴 만한 이 사안을 접하면서,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전례없이 넓게 형성된 것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동됐다.
우선 구의역 김군이나 제주도 실습생 고 이민호군 등 참혹한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참혹한 산재직업병의 비정규직 전가 현실이 만연하다가 누적된 모순이 이 사안을 계기로 폭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고인의 유언이 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노동자와 만납시다”라며 함께 투쟁에 나선 비정규노동자들,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노동자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과 종교인들이 “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고 함께 나서 힘을 합친 것이 투쟁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는 동력이 됐다. 그 무엇보다 국민들 마음을 움직인 것은 고인의 부모님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한사람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는 어머님의 절박한 호소 때문이었다.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신문, 방송, 인터넷언론 등이 매우 적극적인 보도를 해 주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기자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취재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자주 목격됐다. 언론의 치열한 취재와 적극적 보도태도가 다른 유사한 사안들에 비해 파장이 훨씬 크게 확대됐던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였다. 모처럼 언론이 제 역할을 한 것에 국민들과 함께 치하드리고 싶다.
다음으로 경향, 한겨레, 서울, 한국 등 각 신문들이 이 참사의 초기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추적보도하면서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집중 보도했다. 또 CBS, TBS를 비롯해 YTN, KBS, MBC 등 각 라디오 방송도 지속적으로 보도했고 오마이뉴스, 민중의소리를 비롯한 여러 인터넷신문에서, 또 연합뉴스와 뉴시스 등 통신사도 끈질기게 보도를 이어갔다.
거기에 비해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일간지들과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들은 위험의 외주화가 문제라면서도 보도량과 질에서 매우 소극적인 보도태도로 일관했다. 다만 조금 달랐던 것은 이 참사의 올바른 해결에 어깃장 놓는 보도가 현저하게 적었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