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새해 국정연설에서 “2월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지만 김정은과의 관계는 좋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합의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담하고 새로운 외교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역사적인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인질들은 집에 왔고 핵실험은 중단됐으며 15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는 없었다”며 “만약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 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상징적인 말로 풀이된다. 2월말 베트남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 자리를 통해 2차 정상회담 일정이 1박 2일이 될 것이라고 공식화한 점이 주목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미정상회담 일시에 대해 “북미 정상이 1박 2일의 비교적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 및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구축방아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논평했다.

1차 북미정상회담은 미국과 북한의 첫 정상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지만 포괄적인 합의에 그치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프로세스 진행을 위한 후속 조치가 2차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북미고위급회담에서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한동안 냉각기가 지속됐다.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이 다시 불씨를 살리고 한미워킹그룹이 꾸려지면서 북미관계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월 말 이틀 동안 베트남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면서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할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선 양국의 관계 개선 의지가 반영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문구가 담겼는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발 나아가 어떤 구체적인 합의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정성장 본부장은 2차 정상회담의 전망과 관련해 “한미워킹그룹이 구성되어 한미가 북한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게 된 것과 북미의 실무협상팀이 양국 지도자의 신임이 두텁고 유연한 인물들로 바뀐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지적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12일 싱가포르의 센토사섬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 연합뉴스

정 본부장은 1차 정상회담 준비 실무협상에 나선 미국의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북한의 최선희는 양국 지도자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로 보기 어렵다면서 “반면에 스티브 비건은 대북 협상 관련 트럼프와 폼페이오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았고, (북한) 김혁철은 최선희보다 훨씬 유연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북미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관련 의견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북한 비핵화의 1단계 조치이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인 영변핵시설 영구폐기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에 더해 비핵화 진전으로 볼 수 있는 다른 합의 사항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반대로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문제를 두고 어떤 구체적인 제안을 할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 본부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 및 ‘플러스 알파’에 합의하게 되면 올해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한반도 종전선언과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중의 협상 개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및 남북철도도로연결을 위한 공사 시작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