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들이 중간광고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SBS는 지난 31일 드라마 제작 경쟁력 강화를 위해 ‘드라마 스튜디오’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드라마 스튜디오 설립은 중간광고 도입을 앞두고 제작 자율성 강화를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스튜디오 설립을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좌우하는 작가 및 캐스팅, 판권 등 제작 요소를 적극 확보해 SBS 드라마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을 극대화하겠단 포부다. SBS는 “작가 등 핵심 제작 요소에 투자 재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CJ E&M이 설립한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이 제작 업계 공룡으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에서 SBS도 자구책 일환으로 드라마 스튜디오 설립을 고심해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기존 방송사와 달리 제작·기획 등 다양한 공정에 손을 댈 수 있고 유능한 PD·작가 등을 확보하고 있다. 제작 자율 폭도 크다. 상황에 따라 영화도 제작할 수도 있다. 수익 구조가 다양하다. CJ가 아닌 다른 방송사에 드라마를 팔 수 있다. 지상파 PD들이 CJ E&M 대표 채널 tvN 이직을 선호했던 이유다.

▲ 서울 목동 S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서울 목동 S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앞서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지난 24일자 사보에서 드라마 스튜디오 출범 관련 “중간광고 도입과 OTT 산업 발전에 발맞춘 내·외부 플랫폼용 콘텐츠를 기획해 제작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토드라마 신설 등 편성 혁신, 넷플릭스, 연합 플랫폼 등 외부 플랫폼 활용을 통한 유통 혁신을 이뤄 글로벌 콘텐츠 제작사로서 기초를 다져갈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SBS는 31일 중간광고 도입에 따른 SBS의 공익성 제고 방안으로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한 희망퇴직 실시 △수익 구조 재조정을 통한 콘텐츠 제작 기반 마련 △유휴 자산 개발을 통한 콘텐츠 제작 투자비 확보 등을 발표했다.

JTBC도 드라마 부문 스튜디오화를 검토해왔다. JTBC 드라마국과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드라마하우스를 통합해 독립 스튜디오를 만드는 논의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2월 사내 컨퍼런스에서 “스테이션에서 스튜디오로 무게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 광고업 위주의 스테이션 체제를 유지하는 데에서 나아가 콘텐츠 지식 재산을 판매하는 스튜디오 전략에 주력해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사장은 “과감한 시도로 트렌드를 선도하던 JTBC가 예전 같지는 않다. 안정적인 시청률 유지에만 신경을 빼앗겨선 안 된다. 경쟁 상대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시각을 넓혀 참신한 콘텐트를 만들고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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