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언론의 관심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 소식에 집중됐다. 대선 당시 댓글조작 의혹이라는 혐의 자체도 화제지만, 그간 알려진 수사 과정과 증거 등을 감안하면 구속까지 가지 않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기에 판결 관련 분석 보도들이 쏟아졌다. 방송사들은 대체로 여러 입장이나 시각을 균등한 비중으로 보도했으나, 이른바 ‘청와대 책임론’이나 ‘경남도민 반응’ 등에선 상반된 시각을 보인 방송사들도 있었다.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의 보도를 살펴봤다.

30일 메인뉴스를 기준으로 김 지사 관련 보도가 가장 많은 방송사는 TV조선이다. 리포트나 영상뉴스 등 ‘꼭지’ 단위로 보도량을 비교해보면 TV조선 ‘뉴스9’이 14건, JTBC ‘뉴스룸’ 12건, MBC ‘뉴스데스크’와 SBS ‘8뉴스’, MBN ‘뉴스8’이 각각 9건, KBS ‘뉴스9’ 7건, 채널A ‘뉴스A’ 5건 순이었다. 전체 보도의 약 절반을 김 지사 뉴스로 채운 TV조선 보도량이 압도적이었다.

방송사를 막론하고 대부분은 이날 판결 분석보도가 주를 이뤘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성창호)는 댓글조작 가담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에 징역 2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댓글 작업을 지속하는 대가로 일본 오사카·센다이 총영사직을 제공하려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1월30일 KBS '뉴스9' 갈무리.
▲ 1월30일 KBS '뉴스9' 갈무리.

대부분 방송사는 김 지사가 직접 드루킹 김동원씨에게 댓글조작을 지시하거나 개입한 물증이 없음에도 유죄 판결이 나온 배경에 집중했다. 판결 관련 개요를 리포트로 전한 뒤 취재기자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세부 내용을 짚는 형식이었다.

SBS는 “김경수, 직접 증거 없는데 유죄…재판부 판단 배경은?” 보도에서 “직접 증거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특검의 수사는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인터넷 로그기록 등과 텔레그램상 대화의 맥락, 정황 등을 종합해 김 지사가 드루킹의 범행을 전반적으로 지배했다고 판단했다”며 “수작업을 통해 도저히 불가능할 걸로 보이는 작업량을 보고했을 때 김 지사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그렇다는 것은 김 지사도 댓글조작을 알고 있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고 해석했다.

KBS도 재판부가 선고문에 ‘보여진다’, ‘추론된다’는 표현을 다수 사용한데 주목했다. 이와 관련 “경공모 회원들의 일치된 증언이 유죄를 이끌었다고 보여진다. 김 지사만 부인하지 다른 증인들은 모두 김 지사 허락으로 댓글을 달았다고 했다. 다수의 일치된 증언이 힘을 얻었다”는 해석이다.

김 지사 법정구속과 관련해선 “특검이 청구한 김 지사 구속영장이 기각됐는데 법원은 그 때 공모 가능성, 증거인멸 염려, 도주 우려 모두 없다고 봤다”며 “하지만 오늘(30일)은 김 지사가 드루킹과 메신저 대화를 모두 삭제하고, 범행을 완전히 부인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TBC의 경우 넓은 스크린을 활용해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 이밖에 이른바 ‘드루킹 일당’ 등에 걸쳐져 있는 의혹과 혐의 등을 ‘관계도’ 형태로 설명했다.

▲ 1월30일 JTBC '뉴스룸' 갈무리.
▲ 1월30일 JTBC '뉴스룸' 갈무리.

1심 선고공판 당시 법정 안팎 분위기나 김 지사가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 분위기를 전한 보도도 있었다. TV조선은 이번에도 삽화를 이용했다. TV조선은 “김경수 선고 직후 법정 ‘아수라장’…지지·규탄 진영 신경전” 제목의 리포트에서 김 지사 지지자와 그 반대편에 있는 참관인들 사이에 몸싸움과 고성이 벌어졌다고 설명하며 법원 경위와 김 지사 지지자가 충돌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나뉜 정치권 반응은 대부분 비슷한 분량을 할애했다. 여야 반응을 하나로 묶거나, 여권과 야권 반응을 1개씩 리포트로 전하는 식이다. 예로 SBS는 “강경 대응 與…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 “대통령 겨냥한 野…선거 정당성 의심”, “말 아끼는 靑…최종 판결 차분히 지켜보겠다” 등 여야와 청와대 입장을 1개씩 리포트로 전하며, 제목도 비슷한 형식을 취했다.

▲ 1월30일 채널A '뉴스A' 갈무리.
▲ 1월30일 채널A '뉴스A' 갈무리.

채널A는 “[뉴스분석] 김경수의 시그널”에서 1심 판결이 청와대에 미칠 영향에 집중했다. 김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아끼고 신뢰하는 참모라는 점과 김 지사 혐의를 부인해 온 청와대가 도덕성 타격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전망을 전했다.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과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이 동원된 댓글조작 사건을 동일선상에 두기도 했다.

채널A는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 여론 조작 의혹을 지적해온터라 현재 상황이 더 곤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문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을 당시 발언을 영상으로 전했다.

한편 지역 방송사들은 이날 김 지사 구속이 도정에 미칠 영향에 집중했다. 대부분 도정 공백이 미칠 혼란에 대한 우려였다. KBS 창원방송총국은 “이례적 법정구속…‘도정 흔들림 없이 추진’”, “충격·당혹…경남 도정 공백 어떡하나?”, “KTX, 신공항, 제2신항 국책사업 타격받나?” 등 리포트를 연달아 보도했다.

경남 MBC는 “취임 1년도 안 돼 사퇴 압박까지 받으며 동력을 잃게 된 김경수 도정. 김경수 지사의 법정구속으로 경상남도가 추진해온 각종 역점 사업들이 좌초 위기를 맞게 됐다”며 “특히 김 지사의 1호 공약이었고 경남도민들의 50년 숙원사업이었던 서부경남KTX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 받은 지 하루만에 전해진 소식이라 충격은 더욱 커보였다”고 전했다.

▲ 1월30일 경남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 1월30일 경남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주요 방송사 가운데 경남도 소식에 집중한 방송사는 MBC, TV조선, MBN 등이다. MBC는 지역 방송사들이 전한 경남도 분위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논조를 보였다. MBN 역시 “취임 7개월 만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법정구속되면서 스마트 팩토리와 남부내륙철도 사업 등 그의 굵직한 공약 사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간략하게 전했다.

TV조선은 “경상남도 권한대행체제 돌입…분위기 어수선” 리포트에서 “당초에는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현직 도지사인만큼 법정구속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법정구속이 확정되자 그만큼 김 지사의 죄가 무거운 것 아니냐며 배신감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다음은 1월30일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메인뉴스의 김 지사 관련 보도 제목이다.

△KBS ‘뉴스9’
‘댓글조작’ 김경수 징역 2년·법정구속…사실상 ‘몸통’
‘텔레그램’ 김경수 법정구속 결정타…“킹크랩 시연회 있었다”
특검 측 증인 “문재인 대표에게 보고” 주장…재판부 판단 유보
김경수 “끝까지 싸울 것”…재판부 ‘불신’ 표명
현직 지사 법정구속 왜? 성창호 판사가 본 ‘댓글조작’
여 “보복성 재판” 야 “대선 정당성 의구심”
靑 “차분히 지켜볼 것”…대통령 겨냥 야권요구는 ‘일축’

△MBC ‘뉴스데스크’
이 시각 김경수 지사는?…서울구치소 연결
“아무도 예상 못했다”…징역 2년에 '법정구속'까지
“‘텔레그램’이 결정적 물증”…댓글조작 직접 가담
이례적인 ‘현직단체장’ 법정구속…법원은 왜?
“재판장이 양승태와 특수관계”…지지자 강력 반발
“진실 밝혀달라” 당당했는데…“다시 진실 향한 싸움”
극명하게 ‘갈린’ 與野 반응…이 시각 국회는?
靑 당혹…文 대통령 특별한 언급 없어
돌아오지 못한 도지사…“도정 운영 차질 우려”

△SBS ‘8뉴스’
김경수 징역 2년 법정구속…“댓글조작 승인·동의”
텔레그램 메시지 ‘결정타’…“직접 가담한 듯”
후보 확정 전이지만…“외교관 제안 선거법 위반”
김경수 즉각 항소…“재판장, 양승태와 특수관계”
댓글 조작 의혹부터 1심 판결까지…1년의 기록
김경수, 직접 증거 없는데 유죄…재판부 판단 배경은?
강경 대응 與…“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
대통령 겨냥한 野…“선거 정당성 의심”
말 아끼는 靑…“최종 판결 차분히 지켜보겠다”

△JTBC ‘뉴스룸’
“드루킹과 댓글 공모” 김경수 구속…정치권 ‘파장’ 예고
법원, 논란의 ‘킹크랩 시연’ 인정…김경수 방어선 무너져
“대선 보답 겸 지방선거 염두”…‘총영사직 제안’도 유죄
정보보고·기사 링크·텔레그램…김경수 유죄 ‘결정타’는?
김경수, 구치소 수감 직후 변호인 접견…“즉각 항소”
1심 재판부가 본 댓글조작…‘대선·지방선거 영향’ 언급해
야 “대선결과 의혹 커졌다”…문재인 정부 ‘정당성’ 정조준
민주, 재판장 ‘이력’ 거론…“사법농단 세력 보복성 재판”
댓글 공범, 선거법 위반…등장인물 ‘관계도’로 본 1심선고
경남도청, 예상 밖 법정구속에 침통…권한대행 체제로
‘용두사미’ 평가받던 특검의 승리? 항소심 쟁점 전망은
‘대통령 측근’ 김경수 구속 충격파…정치권도 ‘요동’

△채널A ‘뉴스A’
“댓글조작 가담” 김경수 징역 2년…당선 무효 위기
“총영사제안 죄질 불량”…선거법 위반도 적용
충격에 빠진 지지자들…“끝까지 싸우겠다”
예상 못한 유죄에 당혹…민주당, 긴급 최고위 개최
[뉴스분석] 김경수의 시그널

△TV조선 ‘TV조선 뉴스9’
“김경수는 드루킹과 공동정범…범행 전반에 지배적 관여”
킹크랩 시연·승인 인정…‘운전기사 결제내역’ 등 핵심 증거
김경수·드루킹 ‘공범’ 판단엔 비밀 메신저 내용이 결정적
김경수, 재판 결과에 불복…“판사가 양승태와 특수관계”
경상남도 권한대행체제 돌입…“분위기 어수선”
“김경수 죄질 매우 불량” 법정구속…성창호 판사는 누구
대선때 하루 500개 기사 댓글 작업…‘송민순 회고록 사건’
“文 대통령, 드루킹 활동 알았나” 질문에 靑 “터무니없다”
“수많은 지지자 중 한 명”이라더니…김경수의 말말말
野 “민주주의 훼손…지난 대선 정당성 의구심”
與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靑 “최종판결 지켜보겠다”
‘댓글 조작’ 드루킹 징역 3년6개월…측근도 줄줄이 징역형
김경수 선고 직후 법정 ‘아수라장’…지지·규탄 진영 신경전
[포커스] 드루킹·김경수 1년 공방의 ‘결정적 순간들’

△MBN ‘MBN 뉴스8’
‘댓글조작 공모’ 김경수 징역 2년 선고…법정 구속
유죄 판단 가른 건 ‘킹크랩’과 ‘텔레그램’
김경수 1.5평 독방 수용…내일 변호인 접견
판결 내린 성창호 부장판사는 누구?…“양승태와 특수관계”
예상 밖 현직 지사 법정구속…김경수 ‘당선 무효’ 위기
하루 만에 초상집으로…경남도 ‘충격’
경남도지사의 흑역사…지금껏 임기 채운 사람은 단 한 명
청와대·여당 충격과 당혹…“보복성 재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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