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 묘소 찾기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독립유공자 산재묘소 5천3백여 명을 조사해 3천 3백여 명의 묘소 소재를 확인했지만 YTN은 독립유공자의 묘소 찾기가 시급하다고 판단해 직접 찾아 나선 것이다.

YTN은 3. 1 운동 당시 숨진 유중권(柳重權)에 대해 “야만적인 일군경의 흉탄에 맞아 현장에서 순국했다” “좌 복부와 머리를 칼에 찔렸다”라고 기록된 독립유공자 공훈록 자료를 찾았다. 유중권은 유관순 열사의 아버지다. 유관순 열사의 큰 오빠인 유우석과 어머니인 이소제도 독립유공자다.

YTN은 “가족 묘소는 어디에 있을까? 국립묘지일 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니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 용두리, 정확히 말하면 아버지, 어머니 묘는 ‘용두리 산 56-4번지’, 오빠는 ‘산 55-4번지’다. 유관순 고향 마을에 있는 야산”이라며 직접 찾았다.

YTN은 “유관순 열사 가족처럼 국립묘지 밖에 잠든 국내 3.1 유공자는 한두 명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3천 명이 넘는다”며 국가보훈처에서 받은 ‘유공자 안장 현황’을 기초 데이터로, 공훈전자사료관에 공개된 독립유공자 공훈록과 공적조서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3.1운동 유공자는 4,785명였고 이 중에 국립묘지에 안장된 사람은 1,322명, 28% 정도에 그쳤다. 나머지 3463명은 국립묘지가 아닌 다른 곳에 묻혀있다. 묘소 위치가 확인된 사람은 619명으로 나왔다. YTN은 확인된 619명의 묘소 위치를 인터렉티브 지도에 표시하고 일일이 지도 한곳 한곳에 이야기를 집어넣었다.

▲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의 독립유공자 묘소 찾기 프로젝트.
▲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의 독립유공자 묘소 찾기 프로젝트.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은 범위를 넓혀 독립유공자 1만 5천여 명 중 안장 위치를 모르는 국내 유공자가 8천 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데이터를 분석해 소재불명은 453명, 확인불능은 1,213명 그리고 안장지 주소가 없는 경우는 5,529명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YTN은 실태조사에 머물지 않고 직접 묘소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시민들에게 독립유공자 8천 2백여명의 정보가 담긴 데이터를 공개하고 시민 제보가 들어오면 독립유공자의 묘소를 찾기로 했다.

일명 “김명수씨를 찾습니다”라는 프로젝트다. 김명수씨는 14살 때 신사참배거부 운동을 벌이고 벽보에 ‘조선독립만세’를 쓰는 운동을 하다 잡혀 1945년 8월 풀려났지만 심한 고문 탓으로 숨졌다. 김명수씨의 묘소는 정부 기록상 찾을 수 없었다.

YTN은 공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묘소 위치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될 만한 정보를 시민들로부터 제공 받아 추적할 계획이다.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사이트 주소는 http://독립.net이다.

YTN는 친일 잔재물도 추적하기로 했다. YTN은 “친일을 숨긴 채 관광명소나 문화재로 알려진 잔재물이 많지만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제대로 조사가 된 적이 없다”며 “친일 행적이 있다고 무조건 없애려는 것이 아니고 후손들이 어두운 역사도 함께 기억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 이승배 기자는 “독립유공자 묘소를 100%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후손들은 나이가 들고 기억이 희미해진다. 적어도 어디에 안장돼 있는지를 알아야 나중에 예우할 수 있다”며 “단 한명이라도 더 알아내겠다는 마음으로 노력을 할테니 시민들이 작은 단서, 정보라도 많이 제보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함형건 팀장은 “24시간 채널에서 장기 프로젝트를 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시청자와 함께 데이터를 완성하는 마음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제보 내용을 모아 가시화되는 시점에 그 과정을 리포트 등 보도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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