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가 지난 18일 보도한 “‘학력저하 꼬리표’ 못뗀 혁신학교 10년”이란 제목의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동아일보는 기사에서 △같은 아파트라도 혁신학교 배정에 따라 동마다 집값이 다르고 △공부를 시키지 않아 학력이 저하됐고 △혁신학교 재지정 기준 자체가 없다 등 혁신학교에 크게 3가지 문제점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자료를 받아 기사를 썼다.

▲ 지난 18일자 동아일보 기사.
▲ 지난 18일자 동아일보 기사.

동아일보는 “서울 양천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주택 면적이 같아도 혁신학교 배정 여부에 따라 집값이 차이가 난다. 혁신학교인 Y초교에 배정받는 동은 일반학교인 S초교에 배정되는 동보다 집값이 싸다. 학부모들이 혁신학교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 주변에 최근 입주한 한 아파트는 분양 과정에서 ‘자녀가 S초교에 배정된다’고 홍보해 인기를 끌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28일 강서양천교육지원청과 Y혁신초등학교 일대 부동산중개업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동아일보 기사는 사실과 거리가 있었다.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최근 입주한 한 아파트는 M아파트, Y혁신초교는 J혁신초등학교, S초등학교는 L초등학교로 추정됐다.

이에 A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 양천구에서 최근 입주한 한 아파트는 M아파트 밖에 없는데 해당 아파트는 전 세대가 J혁신초등학교에 배정받게 돼 있다.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기사를 쓴 최아무개 기자는 2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교육청에서 추측한 아파트와 학교들은 제가 취재한 곳과 다 다르다. 그러나 제가 Y혁신초등학교와 S초교, ○○아파트 이름을 굳이 밝혀야 할 필요가 없다. 들은 것과 취재한 것에 따라 기사를 썼다”고 밝혔다. 최 기자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나가면 안 되니 말씀드린다. ○○아파트 단지에서 배정받는 학교를 보라”고 전했다. 최아무개 기자는 기사에 “최근 입주한 한 아파트”라고 썼는데 ○○아파트 단지는 지난 1987년에 세워진 아파트다.

○○아파트 단지에서 배정받는 학교는 H혁신초등학교와 N초등학교였다. ○○아파트 단지는 최근 입주한 아파트는 아니지만 혁신초등학교 배정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는지 따져봤다.

H혁신초등학교 일대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C씨는 “요즘 그런 게 어디 있느냐. 그런 소리 처음 들어본다. 아파트에 따라 A블럭 B블럭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000만원 차이도 안 난다. 물건 없을 때는 차이도 없다. 학교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역에서 더 가깝다고 H혁신초등학교 근처로 전세를 얻으려고 한다. 출근하는 분들은 아침에 소비되는 1분도 아까워한다. 무슨 말도 안 되는 보도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부동산중개업자 D씨도 “기사 내용은 사실 관계가 잘못됐다”면서 “아파트 가격 차이는 혁신학교 때문이 아니라 도심 안쪽에 있느냐 차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가격이 거의 비슷하다. 물건이 없을 땐 똑같이 거래된다. 혁신초 지정 전부터 H초등학교 인기는 덜했는데 지금은 학생 수도 많아져서 그런 건 안 따진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기사에서 “전국의 15개 시도교육청 중 8곳은 혁신학교를 평가해 재지정하는 기준 자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혁신학교가 객관적인 평가 없이 무분별하게 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미디어오늘도 동아일보가 받은 문서인 ‘혁신학교 종합평가 계획 및 공모지정 심사 기준’을 입수해 살폈다. 문서는 ‘혁신학교 공모지정 심사 기준’에서 ‘2. 재지정 신청학교’란 소제목에 재지정 심사 기준으로 ‘종합평가 결과를 반영한 운영계획 수립 여부’ 등 6개 영역을 종합 평가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었다.

▲ 지난달 20일 중앙일보 기사.
▲ 지난달 20일 중앙일보 기사.

앞서 중앙일보 역시 “학생이 축제 때 번돈, 교사가 노조에 기부”라는 제목에 “[혁신학교의 민낯①]”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H혁신고등학교를 비판하는 기사를 작성했으나 해당 혁신학교 학교 졸업생이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붙인 대자보 내용을 살펴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두 보도는 모두 기사 끝에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내 혁신학교가 생긴다는 점을 지적하며 마무리했다.

 

[반론보도문] 「동아일보, 혁신학교 따라 집값 달라 “왜곡보도” 논란 기사」 관련

본 신문은 2019년 1월30일 “혁신학교 배정 여부에 따라 집값이 달라진다는 동아일보의 기사는 사실 왜곡 논란이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동아일보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는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의 인터뷰를 게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동아일보는, (1)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의 인터뷰는 동아일보의 취재 대상을 잘못 추측해서 이뤄진 것이고, (2) 동아일보의 보도는 다수의 취재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서 취재한 사실을 가공하거나 다르게 해석한 바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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