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 특별위원장이 50~60대와 청년들에게 헬조선이라 험한 댓글 달지 말고 아세안에 가라고 했다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고 사과문을 올렸다.

김 보좌관은 28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사과문을 통해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습니다. 저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했다.

김 보좌관이 이날 아침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초청 조찬간담회’ 자리에서 강연을 한지 한나절 만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50분 가까이 강연을 했다. 청와대가 소개한 그의 발언 전문을 보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인도와 같은 아세안 이른바 ‘신남방’으로 진출하고 떠나라는 게 그 발언의 취지였다. 하지만 발언로에는 일부 몇 몇 사례만으로 국내에 있는 청년과 50~60대 등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이곳으로 가면 나을 것이라는 일방적이고 듣기에 따라 과장된 주장이 담겨 있다.

긴 발언 가운데 문제가 되는 대목이 있는 부분만 옮겨본다.

“얼마 전 SBS에서 베트남이 타국과 경기하는 것을 중계했습니다. 시청률이 우리 국민들이 베트남이 경기하는 것을 이렇게 많이 보고 있다는 것을 SBS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SBS는 알아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아세안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고 우리 기업들이 아세안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관심도 굉장히 높은 거예요. 물론 박항서라는 우리 감독의 활약도 있지만 이것도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우리 50대, 60대 조기퇴직했다고 해서 산에만 가시는데 이런 데 가셔야 돼요. 박항서 감독도 처음에는 구조조정되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베트남에서 새로운 축구감독을 필요로 한다고 하니까 거기 갔지 않습니까? 거기에서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뜨린 거죠. 50, 60대 한국에서는 할 일 없다고 산에 나가고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셔야 돼요. 인도로 가셔야 돼요. 여기 보면 이러한 성공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여러분 보시면, 아세안, 한류 엄청납니다. 여러분 한류 가장 인기 있는 국가가 어디인가 보십시오. 인도네시아, 태국, 태국은 한글시험 테스트를 하면 시험장이 터져 나갑니다. 왜? 한류가 엄청나게 붐이니까 젊은 애들이 한들을 배우려고 난리예요. 그러다 보니까 한국어시험장에 가면 응시생이 넘쳐나서 교실을 못 구합니다. 이렇게 보면 제가 국립대학에서 국어국문과 졸업하면 요즘 취직 안 되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학생들을 왈창 뽑아서 인도네시아 한글선생님으로 보내고 싶어요. 여기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 이러지 말고 여기 보면 ‘해피조선’이에요. 한국학생들 어떻게 붙들고 배우려고 난리입니다. 이게 신남방국가예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미얀마, 난리예요. 이렇게 좋은 환경, 이렇게 좋은 분위기 언제 있었습니까?

우리는 아세안에 있어서 모범국가입선진국가예요. 선도국가예요.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은 이 국가를 헬이라고 합니다. 물론 기성세대의 잘못도 있죠. 그런데 젊은이들조차도 아세안 신남방은 희망의 국가입니다. 미래가 있는 국가입니다. 발전이 있는 국가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존중하고 존경합니다. 그러면 이들하고 어떻게든 잘해야 해 봐야 되죠”

▲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 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 남방정책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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