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일정의 26.6%가 공식일정이 없으며, 공개식사 일정이 600일 중 100회에 불과한 방콕 대통령이었다는 자유한국당 부설 여의도연구원과 박성중 의원이 분석에 청와대가 사실왜곡이자 자의적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여의도연구원을 두고 공당의 연구소가 가짜뉴스의 생산지가 돼 버린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의도연구원 등은 27일 발표한 ’빅데이터로 본 문재인 대통령 600일 분석-문재인 대통령, ‘경제’도 없고 ‘현장’도 없었다’에서 “문 대통령 취임 후 600일 중 26.6%(160일)이 ‘공식일정 없는 날’이며 연차휴가 21일을 제외한 139일의 일정은 깜깜”이라며 “공개일정 2144건 중 82.2%(1784건)는 참석자 비공개 일정이다. 참석자가 공개되어 있더라도 약식 공개 상당수”라고 주장했다.

여의도연구원 등은 대통령 일정을 두고 전체일정의 55%인 1181건이 여민관에서 진행됐다며 “청와대 여민관 ‘방콕’ 대통령이다. 공개일정의 75%(1611건)가 청와대 내부이고, 그 중 출입이 제한된 관저 보고도 102건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관련 일정을 두고 이들은 “현장은 못가도 북한이 먼저였다”라며 “경제 현장 목소리 청취 일정은 18건인 반면, 북한 일정 33건이었다”고 했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장관(참석자 1위, 총97회)을 경제 장관들(산업부65회, 기재부53회) 보다 더 많이 만났다는 점도 비난했다. 이들은 소상공인 만남도 단 3건(소상공인연합회 회장 1회, 소상공인대표 2회)이었다고 썼다.

보고 받은 것과 관련해 여의도연구원은 내부보고만 받는 대통령이라며 청와대 보좌진으로부터 받은 보고 총 1153건(53%), 그 중 비서실 보고가 763건(66%)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식사회동이 없는 대통령이라고 규정한 여의도연구원 등은 문 대통령이 △조찬 1회 △오찬 65회 △만찬 34회로, 취임 600일 모두 1800끼니 중 단 100회만 식사 회동을 했다고 썼다. 조선일보는 28일자에서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를 두고 혼밥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고 썼다.

또 여의도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재난 현장 방문 단 3회, 미세먼지 대책회의 단 1회 방문을 들어 정책현장 일정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비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전 으능정이 거리를 방문해 지역 상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전 으능정이 거리를 방문해 지역 상인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를 두고 청와대는 사실왜곡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오전 서면브리핑에서 여의도연구원의 빅데이터 분석을 두고 “정치적 주장을 위한 사실 왜곡과 자의적 해석에 지나지 않는다”며 “사실 왜곡에 기초해 국가원수와 행정수반의 일정까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이러한 행위는 정치적 상식과 도의에도 맞지 않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여의도연구원이 600일간의 대통령 일정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과 전수조사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특별한 분석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이미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들께 공개한 일정을 입맛대로 통계 왜곡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부에서 상당수 비공개였던 대면보고, 접견 등의 일정을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개해 왔다. 공개된 일정을 악용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여의도연구원이 발표한 내용은 공개된 청와대 일정을 가지고 통계를 왜곡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로, 공당의 연구소가 사실상 가짜뉴스의 생산지가 되어버린 꼴”이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여의도연구원의 왜곡발표를 근거로 잘못된 기사가 생산되고 이것이 다시 정쟁으로 확대되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여의도연구원은 사실왜곡에 근거한 잘못된 주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공당의 연구소로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현재 대통령의 일정은 역대 어느 정부 보다 양적 질적 모든 측면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정쟁의 시각에서 벗어나 평가할 것은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비판할 것이 있다면 사실에 근거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여의도연구원 주장에 팩트체크 자료까지 내어 반박

특히 청와대는 ‘팩트체크 참고자료’까지 내어 여의도연구원의 주장에 일일이 반박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600일 가운데 26.6%(160일)일 공식일정 없는 날이라는 주장에 청와대는 “여의도연구원이 주장한 139일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순방 중 이동일, 명절, 토·일요일을 포함한 날짜이다. 휴일에 공식 일정이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혹시 야당은 대통령은 휴식도 없이 일하라는 허무맹랑한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청와대는 “취임 이후 주말, 공휴일은 총 198일이었으며, 그 중 대통령 일정이 있는 날은 81일로 40%에 달한다. 취임 후 세 번의 명절 기간(11일) 중 8일(72%)에 걸쳐 대통령 일정이 있었다. 조금만 살펴보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음에도 ‘160일 공식일정 없는 날’, ‘깜깜’ 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통계를 왜곡하겠다는 의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공개 일정의 82.2%가 참석자 비공개’라는 여의도연구원 주장에 청와대는 “하나만 알고 열은 모르는 무지한 주장”이라며 “야당이 주장한 1784건 중에는 모두가 참석자를 알 수 있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 국무회의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심지어는 기자단 북악산 산행, 한-미 공동 기자회견, APEC 정상회의 등 언론이 현장을 취재한 공개 일정까지도 포함해 사실 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현 정부 들어 역대정부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내부보고 일정까지 대통령의 지시로 공개하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 비공개였던 일정을 원칙과 기준에 따라 공개함에 따라 일정 자체는 공개하지만 참석자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일정의 참석자 공개 기준을 두고 청와대는 이미 지난 2017년 △ 내부 보고의 경우, 보고자나 상세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 청와대 보고는 실 단위로 공개하며 △정부 보고는 ‘현안 관련 내각보고’로 적시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일정의 75%가 청와대 내부이며, 여민관에서 진행하는 방콕 대통령이라는 여의도연구원 주장에 청와대는 “여민관은 대통령의 공식 집무실이다. 여민관 일정이 많다는 것은 집무실 일정이 많다는 것인데, 이는 너무나 당연하다.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지 어디서 봐야 되는지 되묻고 싶다. 만약 여의도연구원의 주장대로 여민관에서 전체 일정의 55%를 소화했다 하더라도, 이는 집무실에서 집무를 본 매우 당연한 일이다. 이를 ‘내 집에서 일 보기’(여의도연구원 보고서 3p)라고 표현하는 것은 악의적인 의미 규정이며 청와대를 개인의 공간으로 사고하는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북한과 닷새 간 일정을 33건으로 일정 쪼개기로 부풀려”

경제 현장보다 북한 일정이 많다는 주장에 청와대는 “여의도연구원에서 주장한 북한 일정 33건은 명백한 ‘통계 왜곡’이다.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일정(5일)을 작은 세부 일정(33건)으로 나눈 통계왜곡의 전형을 보여주는 일종의 ‘일정 쪼개기’”라고 비판했다. 판문점 2일(1·2차 남북정상회담, 4.27, 5.26), 평양 3일(3차 남북정상회담, 9.18~20) 도합 5일 중에 있던 여러 세부일정(도보다리 차담, 오찬, 만찬 등)을 33건으로 과대 계산했다는 반박이다.

더구나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5일 일정을 수많은 경제 일정과 단순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새해들어 시작한 경제일정과 현장 목소리 청취에 대해서는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악의적으로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일정 장관 참석자 중 강경화 장관이 97회로 가장 많다는 주장을 두고 청와대는 “통계의 일부만 본 잘못된 주장”이라고 했다. 강 장관의 배석 일정이 많은 건 공개일정인 순방의 세부 일정을 모두 포함시켰기 때문이라며 이런 분석은 적절한 분석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참석자 비공개 내각 보고를 포함해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김동연 전 기재부 장관은 각종 회의, 보고, 행사 등 대통령 일정에 110여 회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혼밥 대통령? 총리 주례회동 50회, 업무공식일정 아닌 오만찬 많아”

혼밥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두고 청와대는 “대통령의 오찬, 만찬 등 식사일정에 대한 사실관계가 틀렸으며, 세부 내용을 제대로 모르면서 단순 집계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공식, 비공식 식사회동을 활용해 보고, 접견, 회의 등을 진행해왔다. 대통령의 오찬 일정이 65회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총리와의 오찬으로 진행되는 주례회동만 총 50회 가까이 된다. 이외에도 대통령의 다양한 오찬 및 만찬 일정이 있다. 업무상 공식 일정이 아니어서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세먼저 회의가 단 1건 이었다는 주장에 청와대는 “수도 없이 많이 진행된 정책현장 일정을 제대로 된 기준도 없이 입맛에 맞게 골라낸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 미세먼지 관련 대통령 일정은 현장방문, 관련 내·외부 점검회의 등 10회 가까이 되며, 대통령의 공개·비공개 업무지시도 10회 이상”이라고 했다.

국회의원 근접 만남이 단 20회에 불과했다는 지적에 청와대는 “현 정부는 역대 정부보다 훨씬 많은 야당과의 대화를 진행했다”며 “시정 연설때 국회 방문 3회를 제외하더라도, 야당 지도부를 포함한 대화 일정은 2017년 3회, 2018년 4회 등 총 7회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많은 진전이 있어왔다”고 설명했다.

▲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이 27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일정 빅데이터 분석 자료. 사진=여의도연구원
▲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이 27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일정 빅데이터 분석 자료. 사진=여의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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