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재방영 등을 중단해달라고 법원에 제기한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23일 기각됐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지난해 7월 이 지사가 폭력 조직인 성남 국제마피아파 및 이 조직 주요 인사가 설립한 회사 코마트레이드와 유착 관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SBS 보도 이후 이 지사의 조폭 연루 의혹은 국민의 관심 사안이 됐다.
이에 이 지사는 지난해 8월 “SBS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정치인으로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그알 제작진과 박정훈 SBS 사장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냈다.
법원은 “이 지사가 제출하는 자료만으로는 SBS 보도가 허위사실이라거나 이 지사에 대한 악의적이고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한다는 점을 소명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이 사건 방송 전부터 정치권 또는 언론을 통해 이 지사가 조직폭력배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이미 제기된 적 있었다”며 “이 지사는 자신이 조직폭력배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으나 서울남부지검 검사는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SBS는 방송을 통해 범죄 조직들이 세력을 과시하거나 이권을 얻기 위해 정치권에 접근할 동기가 있고, 실제로도 정치인들 주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정치인들은 소극적으로 범죄 조직에 이용당하거나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적극적으로 범죄 조직의 자금과 조직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며 “이는 조직폭력배와 공무원, 정치인들의 부당한 유착 관계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한 뒤 “이런 방송 목적과 동기는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방송 게시를 중단할 경우 시청자들로서는 이 지사를 비롯한 정치인들과 범죄 조직 사이의 유착 관계나 그 의혹에 관한 관심을 갖고 향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이런 문제에 대한 나름의 평가와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