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조해주 후보자를 임명하기로 하자 자유한국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채 임명한 점을 들어 2월 국회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에 조 후보자를 선관위원으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조해주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지난달 21일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는 한달이 넘어 인사청문 기간이 지났는데도 청문회를 열지 않았다. 이에 대통령이 최장 10일의 기일을 정해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까지 했으나 국회는 법정시한인 지난 19일이 지나도록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커녕 인사청문회조차도 열지 못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국회 합의를 기다렸으나 이 또한 무산돼 안타까워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고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해주 후보자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조해주 선관위원은 지금 중앙선관위 70년 역사상 선관위 상임위원에 소위 정권의 코드인사가 임명된 적이 없다”며 “역사상 유례없는 일을 이 정부가 강행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일정을 조정해 1월 안에 청문회 하는 것까지 합의했고, 증인에서 청와대 인사비서관을 빼달라는 것도 양보했는데,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확보한 증거들이 밝혀질까 두려워 인사를 감행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해주 선관위원 임명을 강행하는 순간 2월 국회는 없다”며 “‘국회가 국민의 의혹에 본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방기하고 오로지 방탄 국회만 하겠다’ 이런 형국으로 나온다면 저희도 일체 협조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후보자가 지난 9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야당 소속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며 불참했다. ⓒ 연합뉴스
▲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후보자가 지난 9일 오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야당 소속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했다’며 불참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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