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연이어 회사를 떠나자 채널A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채널A 전·현직 기자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기자직군에서만 1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회사를 떠난 전직 기자들은 퇴사 후 전업하거나 JTBC와 SBS, 뉴스타파, 중앙일보, 연합뉴스TV, CBS 등으로 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직 채널A 기자들은 퇴직 이유가 △ 1~2% 안 되는 연봉인상률 △ 보도에 대한 문제의식 △ 잦은 이직으로 허리급 연차의 이탈 등 크게 3가지라고 말했다.

▲ 채널A 로고.
▲ 채널A 로고.

현직 채널A 기자 A씨는 “평기자 숫자가 굉장히 적다. 허리가 될 수 있는 선배들이 부족해서 배울 기회가 많이 없어진다. 막내급인 기자들이 자기 출입처를 책임지게 된다”고 말했다. 전직 기자 B씨도 아직 내부에 있는 선후배와 동료 기자들의 지적이 맞다고 했다. B씨는 “다른 회사와 비교해봤을 때 거의 막내급인 기자들이 1진과 2진이 되고 자기 출입처를 책임져야 할 상황들이 온다. 빨리 소모되고 배우는 건 없고 그런 측면에서 회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직 채널A 기자 C씨는 “단순히 임금이 적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회사가 매년 연봉인상률을 제시하고 성과급을 지급하는 정도를 보면 이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느낄 수 있다. 회사가 직원을 생각하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고 지적했다.

전직 채널A 기자 D씨도 “일한 만큼 대우를 못 받는다고 느꼈다. 연봉인상률이 1.4%였다. 물가상승률보다 낮다. 기자가 아무리 돈 버는 직업이 아니라 해도 기본적인 업무 시간과 인력의 자질이 이렇게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씨는 “연봉을 올리고 싶어도 올려줄 수 있는 권한자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채널A는 동아일보와 달리 사내에 노동조합이 없어 임금 단체협상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전직 채널A 기자 E씨는 “후배들이 제대로 된 임금협상을 하지 못해 정당한 보장을 받을 수 없는 게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직 채널A 기자 F씨는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건 회사 전체에 퍼져있는 패배의식이었다고 토로했다. F씨는 “좋은 보도를 하고 조직원으로서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임금이 조금 적다고 해도 일할 수 있는데 모두가 자조하고 있었다. 다들 열심히 공부해서 입사했을 것이다. 온통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조직문화가 되다 보니 사람이 병들어 가더라”고 말했다.

현직 채널A 기자 G씨는 “김재호 사장은 매번 동아일보와 채널A 격차를 이야기한다. 돈 벌려고 기자 하냐고 말한다.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 해도 최소한의 연봉인상률은 보장돼야 한다. 애사심이 있다. 그래서 조금만 회사가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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