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가 영상 라이브 콘텐츠를 내놓을 예정이다. 프로그램 이름은 가칭 ‘한겨레 라이브’다. 전통적인 지면 매체가 디지털에 이어 영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뉴미디어시대 영상 콘텐츠 유통에 한겨레가 발을 벗고 나서면서 얼마나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을 모은다. 기존 위클리나 클립 형태로 지면 콘텐츠를 가공해 내보내는 경우는 있었지만 편집국 차원에서 매일 라이브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는 지면 매체에선 최초다. 

한겨레에 따르면 현재 프로그램 콘셉트를 잡는 작업이 한창이다. 두 차례 걸쳐 라이브 뉴스를 채울 프로그램의 콘텐츠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뉴스 가이드 역할을 할 앵커도 추천받았다.

한겨레는 지난 2009년 하니TV를 론칭하면서 뽑은 PD와 지난해 뽑은 신입 PD들을 ‘한겨레 라이브’ 제작에 대거 투입했다. 취재기자 3~4명도 콘텐츠 기획 및 프로그램 패널로 전담 투입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박종찬 한겨레 편집국 영상 에디터는 라이브 프로그램에 대해서 “한겨레 뉴스 중 단독 뉴스에 대한 브리핑, 그리고 이슈 뉴스의 이면을 전문가와 분석하고 해석하는 뉴스파인더, 이슈 중심에 서 있는 인물, 예를 들어 최근 심석희 선수의 변호사가 지면 인터뷰로 나왔는데 이런 사람을 스튜디오 모시는 이슈 메이커라는 프로그램 등을 포맷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프로그램 중간 PD들이 직접 찍은 영상을 바탕으로 한 미니다큐, 현장의 목소리, 현장의 이슈 등과 같은 코너도 포함된다. 박종찬 에디터는 “심층성과 속보성을 버무려 한겨레가 생산하는 콘텐츠를 영상으로 태운다고 보면 될 것”고 말했다.

한겨레는 라이브 제작을 위해 CG 전문 인력과 카메라 및 기술 인력 등 신규 채용까지 준비 중이다. 별도의 스튜디오 공간도 마련한다. 한겨레는 오는 5월 테스트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관건은 취재기자들의 유기적 결합 여부와 프로그램 얼굴인 앵커를 누가 맡을지 여부다. 많은 매체에서 디지털 퍼스트를 외쳤지만 디지털 콘텐츠를 지면의 부수적 콘텐츠를 인식하는 기자들이 많아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무늬만 디지털 퍼스트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겨레 라이브는 더구나 데일리 프로그램인데 안정적인 제작을 위해선 기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영상 콘텐츠의 필요성에 대한 기자들의 인식을 끌어올리면서 지면 콘텐츠로까지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한겨레 영상에디터석의 과제로 남아있다.

영상 프로그램의 앵커를 누가 맡을지도 쟁점이다. 한겨레 논조와도 맞아야 하고 인지도도 높아야 하고 지상파, 종합편성채널에 진출하지 않은 ‘새로운 얼굴’을 찾는 게 만만치 않으면서 외부 인사를 채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내부 인사 중에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찬 에디터는 “앵커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격과 인지도에 영향을 끼치게 돼 있어 내부적으로 논쟁이 있고 정리가 안된 부분”이라면서 “또 다른 관건은 기자들이 한겨레 라이브를 자기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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