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리스트 본 조사를 진행 중인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조선일보 사주 일가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과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의 단독보도다.

시사IN 최근호 보도에 따르면 검찰 과거사위는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을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고 불렀다”라는 복수의 증언을 확보했다. 검찰 과거사위는 또한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의 이름이 장자연 다이어리에 여러 번 나왔다. ‘방정오 ○○시 미팅’과 같이 쓰인 메모가 있었다”는 장자연씨 측근 이○○씨의 진술을 받았다. 시사IN은 “장자연 문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증언”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또한 시사IN은 “방용훈 사장, 방정오 전 대표가 장자연과 함께한 자리에서 주목해야 할 사람이 광고업체 대표 한○○씨다. 한씨는 방용훈·방정오씨가 장자연씨와 만나는 자리에 각각 동석했다”고 강조하며 “한씨의 딸은 조선일보 기자다. 2009년 장자연 리스트 사건 당시 관련 기사를 썼다”고 보도했다. 한씨는 2009년 사건 당시 자진 출석해 “김종승 스케줄 표에 나온 ‘2008.7.17. 조선일보 사장 오찬’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아니라 전 스포츠조선 사장 ㄱ씨”라고 진술했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최근호(593호) 표지.
▲ 시사주간지 시사IN 최근호(593호) 표지.
시사IN에 따르면 한씨는 최근 검찰 과거사위 조사에서 새로운 진술을 했다. 경찰서에 자진출석했던 배경에 당시 강효상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있었다는 것. 시사IN은 한씨가 “2009년 4월23일 밤 강효상한테 전화가 왔다. 경기지방경찰청에 가서 방상훈 사장이 장자연과 무관하다는 말을 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강 의원은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선 취재를 거부한다”며 시사IN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시사IN은 “진실을 규명해줄 단서였던 2009년 수사기관이 조회한 장자연·김종승·유장호의 1년 치 통화내역이 사라졌다”며 “당시 수사검사가 개인적으로 가진 장자연 1년 치 통화 기록을 검찰 과거사위에 냈지만 수정한 흔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시사IN은 “장자연씨 휴대전화 3대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보고서도 없다”며 통화 기록 1년 치 등 일련의 증거유실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여론을 전했다.

2009년 3월 배우 장자연씨는 술 접대와 성 접대 기록을 남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해 4월15일 경찰은 경찰서가 아닌 코리아나호텔에서 방정오씨를 55분간 조사했으며, 4월23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을 조선일보 사옥에서 35분간 조사했다. 이후 4월24일 한씨가 자진출석해 스포츠조선 사장 ㄱ씨를 ‘방 사장’으로 지목했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전 수사기관은 방용훈 사장이 2007년 10월 서울 청담동 중식당에서 장자연씨를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후 장자연 기획사 대표 김종승씨가 장씨에 대한 폭행 등 혐의로 징역4개월 집행유예 1년, 장자연 기획사 전 매니저 유장호씨가 김종승씨 모욕죄 혐의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처벌 받은 이는 없었다. 오는 3월 활동기간이 종료되는 검찰 과거사위는 조만간 장자연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고제규 시사IN 편집국장은 최근호에서 “장자연씨 사건은 법적인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진실은 공소시효가 없다”며 계속해서 추적에 나설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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