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투기의혹과 관련해 손 의원 보좌관 출신 청와대 행정관이 문재인 대통령 홍은동 사저를 매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측이 이 행정관의 매입 배경과 자금조달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장 어떤 점이 문제인지는 나타나지 않다. 청와대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반박했다.

중앙일보는 3면 기사 ‘문 대통령 홍은동집 산 청와대 행정관 알고보니 손혜원 전직 보좌관이었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홍은동 사저를 산 청와대 행정관이 손혜원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했다고 20일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말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곽 의원이 이날 공개한 해당 빌라의 ‘등기사항 전부증명서’에 따르면 문 대통령 내외는 2015년 12월17일 김정숙 여사 명의로 2억8500만원에 이곳을 매입해 2017년 5월13일 청와대 관저로 이사하기 전까지 1년 5개월간 거주했다고 썼다.

이 신문은 “이후 해당 빌라는 같은 해 10월13일 김재준(48) 청와대 행정관이 3억4000만원을 주고 샀다. 당시 매입자금 일부(채권 최고액 1억6500만원)를 우리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았다. 곽 의원실에 따르면 사저를 매입한 김 행정관은 2017년 6월 청와대로 가기 전 손혜원 의원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 그의 이력을 보면, 19대 국회 당시 문재인 의원실에 보좌관으로 근무했고 20대 국회에선 손혜원 의원실로 옮겨 2016년 12월까지 있었다며 이후 대선 캠프가 꾸려지자 문재인 후보의 수행팀장을 맡았고 현재는 청와대 제1부속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곽 의원실 관계자가 “손 의원과 김정숙 여사는 숙명여중·여고 동기”라며 “겉으로 나타난 상황만 요약해 보면 손 의원실에 있던 보좌관이 청와대로 들어가 김정숙 여사와 직접 거래를 한 것이다. 김 행정관의 사저 구입 배경과 자금 조달 방식 등을 국회 운영위를 열어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김 행정관이 “거주 목적으로 샀고 실제 거주 하고 있다”며 “이제 와서 손혜원 의원과 엮으려는 의도가 무엇이냐. 불쾌하고 대응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말했다고 썼다.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지난 20일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지난 20일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그러나 기사에는 대통령 사저를 손 의원 보좌관 출신 김재준 청와대 1부속실 행정관이 매입했다는 사실만 나와있을 뿐 매입 과정에 손 의원의 개입이나 관련성이 나타나있지는 않다.

이 기사가 나온 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홍은동 연립주택을 19대 국회 문재인 전 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현재 청와대 의전팀에서 일하고 있는 김재준씨가 샀군요. 저도 오늘 처음 듣는 얘기”라며 “그런데 이 헤드라인 좀 보소. 제가 예전에 ‘인간의 탈을 쓴 악마’로 의심하던 자유한국당 곽상도의원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하기에는 너무 창의적입니다. 역시 중앙일보~”라고 썼다.

손 의원은 “김재준씨는 제가 20대 국회의원이 되고 처음 비서진을 꾸릴 때 2016년 6월~12월까지 6개월 동안 제 방에서 정무와 대언론 업무를 담당했던 19대 국회 문재인의원 시절 함께 했던 보좌관이다. 문캠프로 갈 준비를 하고 있던 김재준씨를 잠시만 도와달라고 부탁해서 몇 달 같이 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문재인’ 前보좌관보다 초선 국회의원 ‘손혜원’ 前보좌관이 헤드라인으로 간 이유는 ‘손혜원’ 때리기 전 국민 스포츠가 아직까지 흥행이 되고 있다는 이유겠죠”라고 반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아침 중앙일보 보도에 “대응할 가치가 없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 중앙일보 2019년 1월21일자 3면
▲ 중앙일보 2019년 1월21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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