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근대역사문화거리 인근 부동산 매입으로 투기 의혹 및 도덕성 논란에 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탈당을 선언한 뒤 SBS 등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계 및 의혹보도 200여 건에 대한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할 예정이라 밝혔다. 탈당계는 오는 21일 바로 제출하며 고소장은 다음 주 중 법리가 정리되는 대로 제출할 계획이다. 손 의원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간사를 맡고 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떠나있겠다고 밝혔다.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사진=노컷뉴스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당적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사진=노컷뉴스

손 의원은 탈당에 대해 “당이 지난 18일 내 결백을 믿는다는 긴급최고위원회 결과를 발표했으나 이후 허위보도가 다른 언론으로 확전되는 걸 보고 피해를 막기 위해 결심했다”며 “논란에 당과 정부까지 끌어들이는 상황이었다”며 탈당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손 의원은 “왜곡 뉴스가 전 국민을 소모시키며 떠들어댔지만 당은 끝까지 날 믿어줬다.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나를 끝까지 만류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법적 대응과 관련,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한다면 살짝 고개 숙이고 상임위 간사 자리 내놓고 논란이 잠잠해질때까지 기다리는게 맞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내가 0.001%라도 SBS와 다른 언론보도처럼 관련이 된다고 검찰 조사에서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지역문화 활성화, 전통문화 보존 등 자신의 선의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당과 국회 문광위는 떠나지만 무형문화재 제도 정비, 전통문화 살리기, 역사·문화에 기반한 도시 재생, 특히 목포와 관련된 도시 재생 사업은 계속 할 것이다. 더 상세하고 구체적인 법과 사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20일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가영 기자

손 의원 측근의 부동산 보유는 고위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이익충돌 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BS는 소관 상임위 의원인 손 의원이 문화재청 사업을 미리 알고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이익을 획득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손 의원은 이와 관련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 생각지 않는다. 문화재청에 영향력을 미쳤다면 긍정적 영향력이었을 것”이라며 “(지역 재생사업 관련) 얘기를 순천, 목포 등 전·현직 시장들에 굉장히 많이 권고해왔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경관이 좋은 지역 곳곳에 왜 고층 아파트들이 획일적으로 들어오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자체장들과 예산을 담당하는 정치인들이 뜻만 맞으면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일인데도, 임기 3년 반 동안 정치권에선 이 얘기를 하는 이를 누구 하나 보지 못했다”며 “2017년 3월 대선을 돕기 위해 호남 예술인들을 만나러 갔다가 목포를 처음 발견했다. 역사가 살아있는 집들이 바닷가에 붙은 채 헐리지 않고 남은 게 놀라웠고 그때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의원이 되기 전부터 천착한 일이 지역 문화나 역사를 기반으로 한 지역 재생사업이었다. 국가가 나설 수 없다면, 이 정도의 컨텐츠가 남아있다면 스스로 돕는 자를 돕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몇 집이라도 자발적으로 시작한다면 그 동력으로 도시 재생이 시작될 거라 여겼다”고 밝혔다.

한편 손 의원은 “내가 의원이 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정권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대선·총선 때 그 역할을 다했다”며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건 이미 언론을 통해 백번 쯤은 밝혔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