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투기의혹과 서영교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을 두고 청와대가 곤혹스러워한다.

청와대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정숙 여사와 손 의원의 고교 동창인 점을 내세워 ‘초권력형 비리’라고 비난하자 단호히 반박했지만, 두 의원 의혹에는 공식 입장을 내는데 선을 긋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손혜원 의원 관련 오늘 현안점검회의나 차담회 때 언급된 사안이 있었느냐’는 한 기자의 질의에 “제가 언론 모니터링을 한 정도”라고 답했다.

민주당이 전날 서 의원의 원내수석부대표직과 국회 상임위(운영위) 사임과 손 의원 해명 수용을 결정한 것에 김 대변인은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손혜원 의원 관련해 계속 의혹이 보도되고 본인은 반박하고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데, 이게 청와대 입장에서도 지속되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텐데 어떻게 보느냐는 다른 기자의 질의에 김 대변인은 “일단 청와대가 별도로 그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지 않고, 당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공직감찰반 활동이 재개되면서 손 의원 의혹 관련 문화재청이나 여러 정부 기관이 관련됐다는 의혹이 있는데, 중점 비리조사대상이 아니냐는 질의에 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그럴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구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추가 공소장에 서영교 의원 재판 청탁 의혹이 언급돼 ‘촛불정부 정체성에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입장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김 대변인은 “벌어지는 모든 사안에 논평이나 입장을 내기 어렵다. 언론인 여러분이 개별로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겉으로는 이처럼 선을 긋지만 청와대 내부 일각에서는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손혜원 페이스북
▲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손혜원 페이스북
한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청이 분리돼 있어 뭐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다만 김정숙 여사님에 대한 공격은 근거 자체가 없고, 그렇게 공격한다는 것은 심각하다. 서로 자제해야 한다. 연고를 따지면 연결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맨 앞에 김 여사를 지목하고 비난하는 것은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손 의원과 관련해 “당내 분위기는 손 의원이 재선을 생각하고 정치하는 분이 아니기에 순수한 열정을 갖고 전문가로 일하다보니 그 열정이 오해를 살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수성과 열정을 의심하지 않는다. 향후 의혹이 더 나오면 법적인 절차를 거쳐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서 의원의 의혹을 두고 “서 의원 건은 이미 조치가 된 문제여서 청와대가 뭐라고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민생국회를 준비해야 하는데 이런 문제가 국회와 관계에서 악재가 될까 걱정이다. 계속 문제가 되는 것에 우리가 왈가왈부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곤혹스럽지 않느냐는 질의에 “집권여당이고, 우리와 공동체이니 그런(곤혹스러운) 문제이긴 한데, 우리가 풀 문제가 아니다. 당에서 건의해서 서 의원도 (수석부대표와 상임위원회에서) 내리고 했으니, 현재는 그대로 가는 것이다. 확정적인 게 나와야 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김 대변인 브리핑에선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에 걱정을 많이하고 잠을 못 잔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언급도 나왔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에 걱정을 많이 하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는 말씀이 많고, 언론보도에 인공강우나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배출 허용 기준 강화, 이런 얘기가 논의됐다는데, 청와대에서 대책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의에 “어제 연합뉴스에 나온 뉴스 정도를 말씀하신 것이고, 연합도 수정을 했던데 ‘잠을 못잔다’라는 표현은 없었다. 종합대책을 따로 낼 계획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미세먼지 문제에 계속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서영교 블로그
▲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서영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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