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연이어 회사를 떠나자 한겨레 내부에서 우려가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한겨레신문지부(지부장 정남구)가 17일 발행한 노보를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기자직군에서만 10명이 회사를 떠났다. 노조는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떠나는 이들의 뒷모습을 보는 동료들의 마음은 우울하다”고 했다.

노보에 따르면 국제뉴스팀에서 일하던 A기자(2011년 입사)는 지난해 2월 회사를 떠났다. 한겨레21에서 일하던 B기자(2007년 입사)도 4월 퇴사했다. 

C기자도 자회사인 ‘코인데스크코리아’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여름 회사를 떠났다.

또 참여소통 데스크로 일하던 D기자(2007년 입사)는 지난 연말 민간 IT기업으로 이직했다. E기자(2012년 입사)는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로 일하다 탐사보도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직했다. 지난 11일자로 사직했다고 한다.

노조는 “E 전 조합원과 입사 동기인 기자직 사원은 모두 5명이었으나 이제 4명이 회사를 떠나고 1명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정치사회에디터석 법조팀 기자로 일하던 F기자(2008년 입사)는 1월 말 퇴사한다. F기자는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니어 가운데 G, H, I, J 기자도 지난해 회사를 떠났다. 경영관리직군에서도 2명이 지난해 5월과 11월 회사를 떠났다.

▲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 서울 마포구 한겨레 사옥. 사진=김도연 기자
기자들 이직과 퇴사는 비일비재하지만 현재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 노조 진단이다. “사원들의 잇따른 이직은 회사가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용현 한겨레 편집국장은 17일 노보에 실린 인터뷰에서 “기자 개인의 사정이 있어 하나로 묶어 말하기는 쉽지 않다. 퇴사를 선택한 이유나 퇴사 이후 진로들이 각양각색이고 각자 고민이 있다”면서도 “저로서는 후배들이 그런 선택을 할 때 보람있는 기자 생활을 만들어주지 못한 측면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한창 일할 연차의 기자들이 보람을 느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드는 게 국장의 주요 임무 중 하나”라며 “그런 부분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부분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의 바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조직 체계나 콘텐츠 방향, 편집국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도록 의견들을 많이 듣고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국장은 ‘연이은 퇴사에 연차가 낮은 기자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지적에 “기자들이 좀 더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것을 찾아봐야겠다. 전해주신대로 후배들을 만나 그런 부분도 깊이 있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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