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에너지원을 바꾸는 수소경제의 중심이 울산에 있다며 정부가 시장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전 울산시청 본관 대회의실를 방문해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및 울산 미래에너지 전략 보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송철호 울산시장, 성윤모 산업부장관, 지역 국회의원, 정부부처 장차관, 기업체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 국민들은 경제 성장을 선도해 온 울산에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며 울산경제의 새로운 희망인 수소경제에 관해 얘기를 꺼냈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를 두고 “에너지원을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라 소개하면서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가 태동하기 시작한 지금, 세계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의 강점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수소 활용에서 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 성공, 핵심부품 99% 국산화, 한 번 충전으로 600km를 달리는 등 이미 세계적 기술을 확보했고, 수소차의 세계시장이 5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울산을 비롯한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에서, 수소차 확산에 필요한 부생수소를 충분히 생산할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고, 전국적 천연가스 배관도 우리가 가진 강점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된 수소경제 로드맵을 두고 문 대통령은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세계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청사진”이라며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그 중심에 울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누적 1조원 수준인 수소경제 효과는 2022년 16조원, 2030년 25조원으로 규모가 커지고, 고용유발인원은 지금까지 1만 명 수준에서 2022년 10만 명, 2030년 2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탄소경제시대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해야 했기 때문에 국제 가격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다는 점을 들어 문 대통령은 “수소경제 시대는 다르다. 수소는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자원이다. 현재는 화석 연료에서 추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앞으로는 태양, 풍력, 바이오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생산하는 것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소의 안전성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수소라고 하면 수소폭탄을 연상하여 위험하게 여기는 분이 많은데,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며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탄소와 달리 수소는 부산물이 물뿐인 깨끗한 에너지이기도 하다. 특히 수소차는 주행하면서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효과까지 있다. 2030년까지 정부의 목표대로 수소차가 보급되면, 연간 3만 톤, 현재 발생량의 10%에 해당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수소경제를 위해 문 대통령은 공급 측면에서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제도를 정비하면서, 핵심기술과 원천기술을 국산화하고 상용화 하도록 돕겠다”고 했고, 수요 측면에서는 “정부가 시장 창출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소 승용차와 버스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택시와 트럭까지 확대하고,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큰 수소버스의 보급을 2022년까지 2000대로 늘리고, 경찰버스 820대도 2021년부터 수소버스로 교체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수소충전소 규제 개선과 설치 지원 강화,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확대, 연료전지의 공공기관 도입 확대로 신산업을 확대하고 시장의 규모를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참석해 연설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참석해 연설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울산의 수소 생산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울산은 석유화학 산업과 관련, 1억4천만 배럴의 액체화물 저장시설과 12만㎥ 압축가스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수소의 생산과 저장에 특화되어 있다. 세계 최초 수소상용차 공장이 가동되고 있고 수소차 보급대수도 전국 1위이다. 울산은 세계적인 수소경제 선도 도시가 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울산이 성공하면, 대한민국도 성공한다. 산업수도 울산, 성공 DNA를 보유한 울산이 다시 경제 성장판을 열어 주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이를 들은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 성장했으나 주력산업이 성장 한계에 직면함에 따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글로벌 에너지 허브도시 육성 전략’을 소개했다.

송 시장은 △제 2의 조선해양 산업으로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육성 (풍력발전시설 국산화, 세계 최대 풍력발전단지 조성 등), △ 국가혁신성장 플랫폼 수소경제 생태계 조성 (수소전기차 생산거점 등), △북방경제를 선도하는 동북아 오일 및 가스 허브 구축 (RUSSAN 프로젝트 등)이란 울산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날 ‘울산 수소경제 연관산업 고용 투자 확대 협약 체결’에는 울산광역시, 현대자동차㈜, SK가스㈜, S-OIL(주), ㈜두산, 효성중공업(주), ㈜덕양, 세종공업㈜, ㈜동희산업, 현대로템(주), ㈜자이언트드론, ㈜프로파워, (사)한국선급, (사)한국수소산업협회 등 14개 기관이 참여했다.

협약 참여 기관들은 협약서에서 먼저 자동차 분야 환경규제 대응, 세계 수소경제 연관산업 선도를 위해 울산을 중심으로 수소전기차와 관련 부품산업 생산시스템 구축 및 고용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노력키로 했다. 건물용, 발전용, 수송용 연료전지(선박, 요트, 지게차, 철도차량, 잠수함 등 포함)의 연구개발 및 실증사업, 창업지원, 제조역량 강화 등 수소 연료전지 산업 생태계 조성 협력과 대용량 수소연료전지를 산업단지 등에 설치하여 연료전지 보급 확대를 촉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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