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의 항의 속에 자유한국당이 14일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3명을 추천했다. 한국당은 이날 권태오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권태오 전 처장은 군인 출신으로 5·18 활동이 전무하고 이동욱 전 기자는 계엄군의 성폭행과 집단학살을 부정하는 발언을 했고 차기환 변호사는 광주에 투입된 공수부대을 옹호하며 “국군에 대한 왜곡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더 전력이 있다.

한국당의 조사위원 추천에 가장 크게 반발한 신문은 경향신문이었다. 경향신문은 15일자 1면 머리기사로 이 소식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한국당, 끝내 광주를 모독했다’는 제목으로 세 위원들의 행적과 한국당의 위원 추천을 비판했다.

한국당, 지만원 대신 세월호 조사방해 차기환 추천

경향신문은 차기환 변호사가 지난해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5·18 당시 죽은 아버지의 영정을 든 아이의 사진을 보고 “좌익은 이 사진을 유포하면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고 선동질을 했고 그게 먹혀 들어간 사회”라고 쓴 사실을 전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2015년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조조사위를 무력화하려 했다며 유족들이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한국당은 5·18 당시 북한 특수부대가 내려왔다고 주장해온 지만원씨 추천을 검토하다가 비판 여론이 거세자 공수여단 대대장 출신 변길남씨를 검토하더니, 그것도 여의치 않자 차기환 변호사 등을 택했다. 유족들은 한국당의 이번 위원 추천에 진상규명을 하려는 건지, 방해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2면에도 ‘살인진압·성폭행 등 사실 부정, 북한군 개입 가짜뉴스엔 동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차기환 변호사와 이동욱 전 기자의 과거 발언들을 짚었다.

한겨레신문도 이날 3면에 ‘5·18 무력진압은 오보이며 계엄군이 누명 썼다는 조사위원’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추천 받은 세 사람을 비판했다.

▲ 한겨레 15일자 3면
▲ 한겨레 15일자 3면
▲ 경향신문 15일자 1면 머리기사
▲ 경향신문 15일자 1면 머리기사

조선·중앙일보, 미세먼지 공포 이용해 탈원전 폐지 주장

사흘째 미세먼지가 덮친 한반도의 기상 상황은 대부분의 아침신문 1면을 장식했다. 조선일보는 15일자 1면 머리에 ‘지상 131, 지하 125… 미세먼지 피할 곳이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는 ‘미세먼지 재앙’이란 문패를 달고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덮친 14일 광화문 일대를 조사해보니 실내외 모두 ‘매우 나쁨’ 기준을 훌쩍 넘겼다고 전했다.

▲ 조선일보 15일자 1면(위)과 2면
▲ 조선일보 15일자 1면(위)과 2면

이어 조선일보는 이날 2면 머리에도 ‘코로 들어온 초미세먼지, 혈관 타고 바로 뇌를 공격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미 국민들이 다 아는 새로운 것도 없는 기사이지만 조선일보는 초미세먼지가 뇌를 어떻게 공격하는지 인체도까지 그려 소개했다. 미세먼지 공포를 부르기에 충분했다.

▲ 15일자 조선일보 3면과 중앙일보 8면
▲ 15일자 조선일보 3면과 중앙일보 8면

▲ 15일자 조선일보 1면(왼쪽)과 4면
▲ 15일자 조선일보 1면(왼쪽)과 4면
조선일보는 이날 3면에선 ‘시민들, 文대통령 미세먼지 30% 감축 공약했는데… 되레 악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중앙일보도 이날 8면에 ‘미세먼지 30% 감축, 문 대통령 공약 부메랑… 3040 엄마들 가장 분노’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4면에선 “탈원전 고수는 독일뿐 전기 수입하고 있지 않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제목은 대만 칭화대 예쭝광 교수의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원전 가동을 주장해온 한국원자력학회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 예 교수를 초청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예 교수를 “대만 탈원전 폐지 국민투표를 이끈 인물”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국민투표 이후 대만 정부는 탈원전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는데도 조선일보는 줄곧 대만이 투표 이후 탈원전 정책을 폐지했다고 언급해왔다.

중앙일보도 이날 14면에 예쭝광 교수의 발언을 직접인용해 ‘대만 원전 3기 가동 멈추자 겨울 대기오염 심해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예 교수의 세미나 발언을 그대로 옮겼다.

▲ 중앙일보 15일자 14면
▲ 중앙일보 15일자 14면

결국 조선, 중앙일보의 미세먼지 관련 보도는 탈원전 정책 폐지요구로 수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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